[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국회사진기자단) ⓒ천지일보 2021.7.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국회사진기자단) ⓒ천지일보 2021.7.12

당 내부 반발에 입장 선회

李 “소상공인 지원 늘려야” 해명

여가부‧통일부 폐지도 주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가 당내 반발로 번복했다. 야권에서는 ‘0선 대표’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와 송 대표는 전날(12일) 만찬 회동에서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현행 소득 하위 80%가 아닌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각 당에서 내부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합의 내용을 들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거센 반발과 성토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내 경제통으로 꼽히는 윤희숙 의원은 “당내 토론도 전혀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하는 당 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제왕적 당 대표를 뽑은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여당이 더 좋아하는 의도대로 동의해준 것이다. 송영길 대표가 국민의힘을 비웃고 있을 것”이라며 “재난지원금은 일반 국민의 소비지원금이 아니라 자영업자의 생존자금으로 집중지원되어야 한다는 철학이 없으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의원총회에서 다시 물길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당정이 소득 하위 80% 가구에 지급하기로 했던 재난지원금 범위가 보편지급 확대 조짐을 보였지만 양당 대표 회동 약 100분 뒤 국민의힘의 추가 입장이 나오면서 합의는 사실상 백지화됐다.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은 적극 수습에 나섰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합의 자체가 팩트가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국민의힘 입장은 종전과 같다. 같은 입장에서 추경안을 심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질의응답 시간에서 “소상공인의 지원 확대를 명시적으로 민주당이 정부와 합의하지 못한다면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송 대표에게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3조 9000억원보다 훨씬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송 대표가 동의해 소상공인 지원을 늘리는 쪽에 합의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대표의 리더십 문제는 당내 일부 대선주자의 ‘여가부 폐지론에 찬성 입장을 보인 것과 통일부 폐지론까지 주장하며 도마에 올랐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참여를 설명하면서 “민주주의의 적들과 단호히 싸울 것이다. 중국의 잔혹함(cruelty)에 맞서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반중(反中) 노선으로 읽히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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