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고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경찰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1.7.3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고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경찰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1.7.3

한남대교 북단 임시 검문소 세워져

서울 도심 곳곳에 경찰력 배치돼

서울지하철, 종로3가역 무정차 통과

시민, 집회있는 줄 몰랐다가 ‘당혹’

“버스정류장에 버스가 안온다” 분노

[천지일보=김누리, 김빛이나 기자] “버스정류장에 버스가 안 오잖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고된 3일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영등포역으로 가려던 한 어르신이 화가 난 표정을 지으며 이같이 외쳤다.

그는 “오늘 집회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버스 정거장에 버스가 안 와서 다리를 건너가야 할 판국”이라며 “전 세계가 코로나로 불편함을 겪는데 무슨 집회를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민주노총은 결국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3가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강행했다. 하지만 오전까지 구체적인 장소와 집회 방법 등을 공개하지 않아 서울 도심 곳곳엔 경찰력이 배치되고 도로 등이 통제되면서 시민들이 이동에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여의대로도 그 중 한 곳이었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회원들이 3일 서울 종로3가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3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회원들이 3일 서울 종로3가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3

“여기서 여의도 가시는 분들, 가는데 1시간 넘게 걸릴 수도 있어요.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까 내릴 분들은 여기서 내리셔서 가세요.”

마포구에서 운전 중이던 버스기사의 이 한 마디에 탑승객들의 인상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집회를 알지 못했던 몇몇 시민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시민은 이미 민주노총의 집회 소식을 알고 있었는지 혼잣말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곧이어 버스에서 우르르 하차했다. 버스 정류장에선 버스 노선을 묻는 시민과 ‘절래 절래’ 고개를 흔드는 버스기사들의 모습이 반복적으로 연출됐다. 여의나루역과 여의도역은 인원 통제 탓인지 한산했다.

한남대교 북단에선 경찰들이 임시 검문소를 설치하고 차량을 일일이 검문하고 있었다. 오전 7시께부터 경력 80여명이 나와 대형 전세버스와 관광버스 등 집회 참가가 의심되는 차량을 정차시킨 뒤 특이사항을 점검했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고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경찰이 차량 통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3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고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경찰이 차량 통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3

여의도역 내부에선 출입구 근처에 파란 제복을 입은 의경들이 무리지어 서 있었다. 여의대로뿐 아니라 광화문 일대도 이른바 ‘차벽’과 펜스로 봉쇄됐다. 집회 장소를 알 수 없다보니 이곳저곳에서 통제가 이뤄졌다.

여의도의 경우 여의도 공원을 중심으로 여의도역 쪽 일대 도로에 버스와 봉고차로 차벽이 2겹으로 세워졌다. 광화문은 광장이 현재 공사 중인만큼, 광화문 입구 및 성벽 등에 차벽을 설치했다. 경찰이 이날 차벽에 동원한 경찰버스는 500여대에 달했다.

이밖에도 비상설 부대 수송용으로 경찰이 임차한 관광버스가 일부 구역에선 사실상 차벽처럼 이용됐다. 경찰은 길목을 막고 도보로 여의대로에 진입하려는 시민들에게 방문 목적을 물었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고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경찰이 현장 근무를 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1.7.3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고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경찰이 현장 근무를 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1.7.3

여의도역 교차로 인근과 도로에선 통행하는 차들을 검문하며 집회 참가 여부를 확인하고 우회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도로는 우회하려는 차와 진입하려는 차량으로 교통체증을 겪었다.

길목이 막히면서 버스 등 대중교통이 여의도에 위치한 정거장에 도착하지 않거나, 우회할 수 있는 길목으로 운행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전국노동자대회가 개최된 종로3가엔 사실상 지하철 이용을 할 수 없었다. 집회로 인해 서울지하철이 종로3가역을 무정차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하철 승객들도 불편을 겪어야 했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고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집회 차단을 위해 동원된 버스들이 줄 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21.7.3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고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집회 차단을 위해 동원된 버스들이 줄 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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