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제공: 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제공: 신세계그룹)

4년간 1조원 이상 풀필먼트에 집중

온라인과 디지털로 180도 구도전환

“신세계 안에서 모든 것 얻게 될 것”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네이버·신세계·쿠팡의 3강 구도가 펼쳐지는 등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지분의 80%를 인수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신세계 그룹이 인수가액 3조 4000억원에 지분 80%를 인수하는 것은 역대 최대 규모다.

신세계 측은 “미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이라고 이베이 인수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이베이 인수 전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이베이 인수로 신세계가 이베이의 270만 유료고객과 국내 최대 규모의 셀러, 숙련된 IT전문가를 얻게 되면서 온라인 사업의 규모와 성장의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은 “성공의 열쇠는 신세계 이마트가 인수 후 자사의 전체 유통 채널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어느 정도인가에 달려 있다”며 “단순히 기업의 주인이 바뀌는 차원이 아니라 국내 e커머스 시장의 향후 경쟁 구도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고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 확보에 나서며 ‘온라인과 디지털’로 180도의 사업구도를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에 SSG닷컴까지 합할 경우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은 50% 수준으로 오르고 그 중심축이 온라인과 디지털로 전환하게 된다.

이를 통해 당일배송 등을 통해 셀러 경쟁력 향상은 물론 이베이의 대량물량을 기반으로 센터 가동률을 높여 투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는 거래액 20조원으로 1위 네이버(18%, 28조원), 2위는 쿠팡 (13%, 22조원)에 이어 업계 3위이다. 실제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4조원이었으며 시장 점유율이 3%에 그쳤지만 이번 인수로 인해 신세계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2위 수준인 15% 수준에 달한다.

신세계는 장보기부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종합플랫폼을 확고히 구축하고 통합매입으로 가격경쟁력 확보도 가능해졌다.

강희석 신세계그룹 이마트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이베이 인수 확정 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를 통해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쿠팡을 비롯한 주요 이커머스 경쟁사를 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필요한 모든 것을 신세계 안에서 얻게 될 것”이라며 “이베이 인수는 기존 사업과 연계해 데이터, 페이먼트, 물류 등의 신사업 확대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더욱 탄탄한 유통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기존 강자인 네이버쇼핑가 쿠팡은 새로운 경쟁자의 도전 앞에 강력한 수성 전략을 준비해야 하고 롯데온과 11번가 등 후발 주자들은 생존을 위한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전보다 강력한 3강과 경쟁하기 위해 자사만의 독특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업체들도 이커머스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최근 축구장 5개 크기의 온라인 주문 전용 풀필먼트 센터를 마련했다. 오는 8월에는 콜드체인(냉장유통) 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시 이후 전국적으로 물류센터 구축 계획을 내놓고 있으며 ‘쿠팡플레이’ 독점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최근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며 불매운동이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사태 수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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