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여신 늘었지만 부실채권 줄어
신규발생 부실채권 큰 폭 하락
지방銀 소폭↑, 인터넷銀 감소
기업·가계여신 부실비율 모두↓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 3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저금리 여파로 총여신은 50조원 이상 늘어났지만 새로 발생하는 가계·기업의 부실채권이 1000억원가량 줄어들면서 기업과 가계 등 전 부문에서 부실채권 비율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업·개인 대출 만기가 일괄 연장된 점을 감안하면 부실채권비율이 과소평가된 착시라는 지적도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3월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3개월 이상 연체돼 떼일 위험이 있는 대출금) 비율은 0.62%로 전분기말(0.64%) 대비 0.02%p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달(0.78%) 에 비하면 0.16%p 내려갔다.
실제 최근 3년간 부실채권 비율은 ▲2019년 3월 0.98% ▲2020년 3월 0.78% ▲2021년 0.62%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대출 부실로 이어지지는 않은 모습이다. 이는 저금리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 완화,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정책 효과 등이 맞물린 영향로 보인다.
부실채권 비율은 총여신에 고정이하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국내은행의 부실채권은 13조 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00억원(1.0%) 감소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총여신은 50조 4000억원(2.3%) 늘어난 2222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실채권 중 기업여신은 11조 9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86.6%을 차지했다. 가계여신 1조 7000억원, 신용카드채권 1000억원 순이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37.3%로 전분기말에 비해 0.9%p 하락했다.
부실채권이 역대 최저로 기록된 것은 신규 부실채권 발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분기 중에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2조 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여신은 1조 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000억원 줄었다. 가계여신은 전분기와 비슷한 6000억원이다.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2조 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000억원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4분기에 늘었다가 1분기에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0.89%)은 전분기말 대비 0.03%p 하락했다. 대기업여신(1.18%)은 0.06%p 감소했다. 중소기업여신(0.75%)은 0.01%p 줄었다. 개인사업자여신(0.27%)은 전분기말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0.20%)은 0.01%p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0.15%)은 0.01%p, 기타 신용대출(0.30%)은 0.03%p 하락했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0.97%)은 전분기말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3월 말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0.32%로 전분기 말 대비 변동이 없었다. 다만, 지방은행 부실채권 비율은 0.62%로 전분기 말 보다 0.04%p 상승했다. 인터넷은행 부실채권 비율은 0.31%로 전분기 대비 0.05%p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