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9일 강원도 강릉을 방문했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소속 권성동 의원과 만나 약 4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 권성동 의원실)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9일 강원도 강릉을 방문했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소속 권성동 의원과 만나 약 4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 권성동 의원실)

권성동‧정진석‧윤희숙 의원 연속으로 만나

강릉서 칼국숫집 방문 등 민생 행보도 시작

전당대회 이후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 입당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을 잇달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앞서 국민의힘 입당을 추진 중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도 강릉을 방문해 권 의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지난 26일에는 정진석 의원과 정치 참여 문제를 포함한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이외에도 윤희숙 의원과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충남 출신으로, ‘충청 대망론’을 주도하며 윤 전 총장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지난해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토론으로 화제에 올랐던 적이 있다. 아울러 기본소득과 재산 비례 벌금제 등으로 이재명 경기지사와 설전을 벌이며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권 의원과의 만남에선 정계 활동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사법고시 27회로 검사 출신 국회의원이다. 윤 전 총장(사법고시 33회)의 법조계 선배지만 1960년생 동갑내기로 어린 시절부터 친분이 두텁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퇴임 뒤 석 달 동안 학자나 전문가들을 만나며 물밑 행보를 해왔지만 현직 정치인과의 만남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의원을 연쇄적으로 접촉하면서 ‘제3지대’보다 국민의힘 안착으로 방향을 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9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금학동 단골 식당 '감자바우'에서 시민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9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금학동 단골 식당 '감자바우'에서 시민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은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 빠르면 6~7월, 늦으면 8월에는 입당 결정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은 6~7월 국민의힘 입당설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은 권 의원을 만난 지난 29일 강릉중앙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손님들과 사진을 찍으며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강릉중앙시장에 있는 단골 가게인 감자옹심이 칼국숫집에 방문해 직원들과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 강릉지역을 시작으로 사실상 민생 행보에 돌입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검찰총장 사퇴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윤 전 총장은 제3지대에서 움직이거나 국민의힘에 입당 후 정치 입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 국민의힘에 입당해 같이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합류가 자칫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후보의 선전이 이어지며 변화의 바람이 부는 상황이다.

다만, 당심이 많이 반영되고 중진의 움직임 등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이 후보의 무난한 당선을 장담할 수는 없다. 아울러 이 후보가 대표에 당선돼도 당 내외부의 반발도 물리쳐야 하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은 숙고의 시간을 더 가진 후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또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처가 관련 의혹을 적극 해명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진석 의원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권 인사들이 공공연히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는 데 대해 “내가 약점 잡힐 게 있었다면 아예 정치를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할 의사가 있기에 (우리 당) 의원들과 접촉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라며 “아직 전당대회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입당하는 것보다는 전당대회 이후 입당해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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