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KB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들이 리브엠 혁신금융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22
22일 오전 KB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들이 리브엠 혁신금융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22

노조 “실적 압박·경쟁에 남는 것 없어”

“최근 리브엠 협상 중 보도는 언플”

“지점장이 직원에게 통신사 가입 압박”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KB국민은행의 ‘Liiv M(리브엠)’ 사업이 혁신금융으로 나아가기보다 오히려 직원들에게 실적 압박을 주며 거짓말과 꼼수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정문 앞에서 국민은행 알뜰폰 사업인 리브엠에 대한 혁신금융 지정 취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리브엠은 2019년 4월부터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제1호로 성정돼 금융권 최초로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리브엠 사업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될 당시 금융위가 내걸은 부가조건을 위반하고 있으며 이에 은행원들의 업무부담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KB국민은행 노조 측은 “국민은행의 리브엠 알뜰폰 사업은 직원에게 실적 압박을 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며 “심지어 어떤 지점에서는 지점장의 압박으로 직원들이 공기계를 가져와서 쓰지도 않는 통신회사에 신규 가입해 가입자를 늘리는 사례도 적발되는 등 혁신금융서비스 제1호의 민낯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금융사가 혁신 서비스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련 규제를 유예해주는 샌드박스 제도다. 최초 선정 후 2년동안 영업행위 등 규제를 유예할 수 있다. 이후 심사를 거쳐 서비스 연장 승인을 받으면 추가로 2년을 유예받을 수 있다.

지난 1월 국민은행은 알뜰폰 사업이 금융·통신 결합사업을 이어가는 것이 은행과 고객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유로 금융위에 서비스 연장 신청을 냈다. 노조 측은 이에 그간 드러난 부가조건 위반사례를 제출하며 지정기간 연장을 불허해달라고 표명하고 있다.

류제강 KB국민은행 노조 위원장은 “최근 일부 언론들이 국민은행의 리브엠 사업에 대해 ‘노조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금융위가 지정기한 연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라는 등의 보도를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며 “이는 심사에 좀 더 유리한 구도를 갖고자 사실과 다른 기사를 퍼트린 국민은행의 거짓말과 꼼수다”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은행의 리브엠 부가조건 위배사례 지적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황당하다, 알뜰폰이 뭐라고 그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피감기관장으로서 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오늘 기자회견의 핵심은 국민은행의 꼼수 경영을 중단하라는 것과 생색내기 정책을 그만하라는 것”이라고 밝히며 류 위원장의 발언을 부연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년간 리브엠 사업이 KB국민은행 노조에 많은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지난해 3월 노사 갈등의 격화로 임원과 노조 간부 간의 몸싸움까지 있었고 5명의 노조 간부가 약식 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며 “이에 대해서도 경영진, 당사자들의 상호 화해나 사과가 없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알뜰폰 사업을 금융업에 허용해서 과연 그것이 어떤 혁신금융이 된다는 말이냐”며 “지금 진행되는 혁신, 디지털화는 고객의 편의, 수요에 의해 자발적 창출이 돼야 하나 ‘카드대란’ 당시처럼 직원들이 억지로 요금제를 바꾸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잘못 알려진 국민은행의 언론플레이를 꼭 바로 인식해 보도해달라”며 “금융위도 이번 사업을 유보하고 금융당국의 정책 방안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신중한 판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리브엠 서비스는 통상 국민은행 영업점 5~7개가 하나로 묶이는 PG(파트너쉽 그룹) 당 1명의 리브엠 매니저가 배치돼 고객을 상대하는 식으로 전개 중이다. 그러나 노사 간 갈등의 심화로 영업점을 활용한 리브엠 사업 홍보는 잘 되지 않으면서 가입자 수는 당초 목표 100만명에 한참 모자란 1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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