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모두 연간 목표 초과
NH농협은행만 총량 여유 있어
KB 24일·하나 25일 대출 중단
쏠림 우려에 타은행 동승 전망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된 1일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마련된 ATM기기의 모습. ⓒ천지일보 2025.09.0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된 1일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마련된 ATM기기의 모습. ⓒ천지일보 2025.09.01.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주요 시중은행 다수의 가계대출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증가액 한도 목표치를 넘어서면서 연말 가계대출 창구가 상당 부분 닫힐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가계대출(정책대출 제외)은 총 7조 89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증가액 한도 목표치인 5조 9493억원보다 32.7% 많다.

당국은 앞서 6.27 대책 발표 당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액을 올해 초 설정했던 규모의 약 절반으로 줄여달라고 은행권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축소된 새 수치를 제시했지만, 11월 하순 현재까지 불어난 가계대출 규모가 이미 목표를 33%가량 넘어선 것이다.

4개 은행 모두 자체 개별 목표를 초과했다. 초과율은 은행에 따라 낮게는 9.3%에서 높게는 59.5%에 달했다. 5대 은행으로 범위를 넓혔을 때 NH농협은행만 가계대출 증가액(1조 8000억원)이 목표(2조 1200억원)에 못 미쳤다.

가계대출 목표치를 넘어서면서 각 은행은 비상조치로 대출 창구를 속속 닫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2일 비대면 채널에서 올해 실행 예정인 주택 구입 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막았다. 다른 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갈아타는 대환대출(주택담보·전세·신용대출)과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KB스타 신용대출 Ⅰ·Ⅱ’도 같은 날 중단됐다.

KB국민은행은 또 24일부터 대면 창구에서 올해 실행분 주택 구입 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오는 25일부터 올해 실행되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규 접수를 제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까지 조만간 가계대출 취급 중단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다만 잇단 대출 중단에도 이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기준 5대 은행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9조 2738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 6519억원 늘었다. 지난달 전체 증가 폭(2조 5270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하루 평균 증가액으로 봐도 1326억원으로 7월(1335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주택담보대출은 1조 1062억원 늘어 전월(+1조 6613억원) 증가 폭보다 작지만, 일 증가 속도(+553억원)는 전월(+536억원)보다 빠르다. 신용대출은 1조 3843억원 늘어 2021년 7월(+1조 8637억원)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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