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정책 ‘죽음의 강’ 되살려
삼호대숲, 도시 허파 재생 중
산업도시서 ‘정원수도’로 도약
2028년 정원박람회 준비 속도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산업화의 상징이던 울산이 생태와 정원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태화강의 부활과 삼호대숲의 재생, 시민이 함께 만든 생태정책은 울산을 생태환경 만족도 1위 도시로 끌어올렸고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는 산업도시 울산을 ‘정원수도’로 이끄는 도전이자 비전이 되고 있다.
최근 울산이 전국에서 거주지 주변 자연환경 만족도 1위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조사에서 울산은 64.7%로 전국 평균(53.5%)을 크게 웃돌며 지난해보다 17.9%p 상승, 전국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태화강 국가정원 조성과 삼호대숲 보전 등 울산의 지속적인 생태정책이 시민 체감도로 이어진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번 성과는 산업도시 이미지를 넘어 울산이 생태·정원도시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로 평가된다.

◆되살아난 태화강, 시민 자부심으로
울산의 젖줄 태화강은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백운산 탑골샘에서 발원해 도심을 가로질러 동해 울산만에 이르는 1급수 생태하천이다. 산업화 시절 ‘죽음의 강’이라 불렸지만 복원사업으로 1급수 생태하천의 기적을 이뤘다. 연어와 수달 등 800여종이 공존하는 생태의 보고로 거듭났다.
이제 태화강은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전국적 명소이자 울산 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다. 매년 봄·가을 열리는 꽃축제와 억새축제에는 수십만명이 찾으며 시민들에게는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라는 자부심으로, 관광객에게는 ‘울산의 랜드마크’로 각인되고 있다.
지난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린 태화강 국가정원 봄꽃축제에 34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4만명 늘어난 수치로 전국 대표 봄 축제로의 위상을 확인시켰다. 초화원의 꽃양귀비와 수레국화, 작약, 그리고 피트 아우돌프의 자연주의 정원이 개화 시기에 맞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만남의광장 앞 꽃 아치 조형물은 인기 촬영 명소로 ‘우리가족 정원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었다. 울산시는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태화강 국가정원을 전국적 봄꽃 명소로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사계절 열려 있는 생태관광
태화강과 나란히 흐르는 삼호대숲은 울산의 대표 녹지이자 전국 최대 규모 백로·떼까마귀 서식지다. 여름에는 백로 번식지, 겨울에는 떼까마귀 군무로 장관을 연출한다. 최근 울산시는 고사목 제거와 전도 대나무 정리, 친환경 토양을 개량하는 ‘대나무 생육환경 개선사업’을 본격화했다.
번식지와 영향권은 작업에서 제외하고 숙영지 특성상 기준 임목밀도보다 높은 수준으로 숲 밀도를 조성한다. 공사는 떼까마귀 도래 전인 10월 말까지 마무리해 산책길과 어린이 자연 교실, 철새 안식처가 함께 공존하도록 재생할 예정이다.
3월 하중도 물새 관찰장, 4월 야생갓꽃 관찰장, 5~7월 백로 번식지 관찰장 등은 생생한 생태교육으로 꼽힌다. 계절별 맞춤으로 운영되는 탐조·식물 체험은 울산의 대표 생태관광 자원이다. 왜가리·중대백로 등 7종의 백로가 새끼를 기르는 장면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다.
여름철 ‘울산철새여행버스’는 태화강·동천·회야강·대왕암공원 등 20곳의 조류사파리 명소를 순환하고 여름방학 기간 야간탐조는 울산의 밤을 새롭게 각인시키는 인기 코스로 떠올랐다. 울산시는 탐조·체험 프로그램 확산으로 사계절 생태관광 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울산 생태자원, 디지털 지도로
시는 2025년 2월부터 2026년 10월까지 500억원을 들여 도시생태현황지도 작성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포유류, 조류, 어류, 곤충 등 생태현황을 조사하고 토지이용·식생도 등을 도면화해 울산 전역의 생태 지도를 구축하는 것이다. 동시에 시민생물학자와 ‘울산 새 통신원’을 운영해 참여 중심의 생태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생물다양성탐사, 겨울철 야생동물 조사, 외래종 퇴치 등 정례화된 프로젝트도 정책의 토대가 된다. 완성될 도시생태현황지도는 개발과 보전의 균형을 과학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울산판 ‘자연 컴퍼스’ 역할을 할 전망이다.
◆U-잼·정주도시, 삶의 질 완성
시는 ‘U-잼도시’와 정주도시 전략을 앞세워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태화루 하늘 산책로와 억새단지 확장, 학성공원 물길 복원, 정원지원센터 개관 등 관광·녹지 기반을 강화하며 도시숲 조성으로 환경 개선과 휴식 품질도 끌어올린다. 세계적 공연장과 K-POP 사관학교, 종하이노베이션센터 등은 문화 거점으로 도시 브랜드를 키운다.
또 파크골프장, 카누슬라럼센터, 문수야구장 유스호스텔 등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과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 시민이 함께 즐기는 도시를 만든다. 아울러 교육발전특구·기회발전특구·도심융합특구를 추진해 산업·문화·교육·정주를 아우르는 균형 발전을 꾀하고 있다.

◆국제정원도시에 ‘세 축 전략’ 가동
오는 2028년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한 준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울산시는 올해 첫 결재로 박람회장 기본·실시설계를 확정하고 추진단을 출범시켰으며 국가정원 새단장과 매립장 정원화 등 1000억원 규모의 기반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교통 대책으로는 트램 1호선 조기 완공, 태화강역~박람회장 연결 육교, 자율주행 셔틀, 수상교통 도입 등이 논의됐다. 특히 지난 6월 태화강 폰툰보트 시범 운행으로 교통·관광 융합 가능성도 확인했다.
하반기에는 D-1000 기념행사와 조직위원회 발기인대회 등을 통해 시민 참여와 국제 협력이 확대됐다. 오는 11월에는 태화강에서 성공기원 대축전을 열어 국제적 위상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시는 브랜드·이동성·국제성 ‘세 축 전략’을 앞세워 도시 이미지를 ‘정원 수도’로 확립하고, K-컬처와 연계한 콘텐츠로 세계적 행사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내년부터 박람회장을 본격 조성하고 국내외 홍보에 집중해 역대 가장 성공적인 박람회로 만들어갈 방침이다. 국제정원박람회는 2028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과 삼산여천매립장 일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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