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규모 3.6조→2.3조원 축소
1.3조원은 제3자 유증 통해 확보
안병철 사장 “부족했던 부분 많아”
필수 사업 활동 위한 투자 지속 계획
2035년 매출 70조·영업익 3조 달성 목표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이 8일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중장기 투자 계획 및 최근 유상증자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08.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이 8일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중장기 투자 계획 및 최근 유상증자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08.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유상증자 논란을 통해 반성을 뼈저리게 했습니다. 앞으로는 반드시 주주 가치 제고를 최고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고 지금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달 초대형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면서 경영권 승계 논란과 주주 불만을 야기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증 규모를 3조 6000억원에서 2조 3000억원으로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축소된 1조 3000억원 규모의 자금 확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으로 추진힌다. 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줄이지 않으면서도 경영권 승계 논란과 주주 불만을 해소하고, 필수 사업을 위한 투자금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에 발표한 유상증자 규모를 3조 6000억원에서 2조 30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정정 공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 티어(Top Tier)’ 도약을 위한 선제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영업이익을 통한 현금 확보가 가능한 상황에서 주주 손해 논란을 낳을 수 있는 초대형 증가 카드를 꺼낸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졌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천지일보 2023.04.27.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천지일보 2023.04.27.

유상증자 공시 일주일 전에는 1조 3000억원의 자금을 들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높은 기업들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인수해 총수 일가의 이익을 고려한 결정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금융감독원(금감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 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을 요구하며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었다.

이날 금감원 요구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정정 공시를 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1조 3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축소로 줄어들게 되는 확보 자금 1조 3000억원을 한화에너지 등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에 한화오션 주식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 3000억원을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돌아가게 돼 ‘경영권 승계 자금 논란’이 해소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천지일보 2025.04.08.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천지일보 2025.04.08.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1조 3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필요성에 대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부작용을 감소시키면서 필요한 자금 3조 6000억원을 모두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열린 언론 설명회에서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사장)은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유상증자 논란을 통해 반성을 뼈저리게 했다”며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주, 언론,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따가운 질책과 염려의 말씀이 있었고, 아무리 경영적으로 옳은 방향이더라도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유상증자 규모 축소와 제3자 배정 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1조 3000억원을 되돌리는 방법도 대주주들은 일반주주들이 받는 15%의 할인 없이 가겠다는 것”이라며 “저희가 분명히 부족했던 부분들이 많았다”고 사과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와 세 아들.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김동선 한화생명 사장, 김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출처: 연합뉴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와 세 아들.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김동선 한화생명 사장, 김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출처: 연합뉴스)

또 유상증자가 그룹 차원의 승계작업과 상관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달 31일 보유하고 있는 ㈜한화 지분 22.65%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했다. 이를 두고 한화그룹 측은 “김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고, 한화그룹이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차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 사장은 “우리 사업적 목표를 가지고 이사회에서도 충분히 숙고하고 논의해서 진행한 의사결정 사항”이라며 “앞으로는 반드시 주주 가치 제고를 최고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고 지금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이 8일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중장기 투자 계획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08.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이 8일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중장기 투자 계획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08.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배정 유상증자(2조 3000억원) ▲영업현금흐름과 회사채발행 및 차입(7조 4700억원) ▲제3자 배정 유상증자(1조 3000억원) 등으로 11조원에 이르는 투자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확보한 투자금으로 방산분야와 조선, 해양, 에너지 분야에 투자한다. 매출 증대를 위한 해외 투자 6조 2700억원,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1조 5600억원, 지상방산 인프라 투자 2조 2900억원, 항공우주산업 인프라 투자 9500억원 등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확보한 금액인 2조 3000억원은 해외 방산 조인트벤처(JV) 지분 투자 6000억원, 해외 방산 생산 능력 구축 1조원, MCS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6000억원, 사업장 및 설비 운영 투자에 1000억원 등으로 배분할 예정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확보한 1조3001억원은 무인기 체계 및 엔진 개발·양산 시설 구축에 3000억원, 사업장·설비 투자에 2001억원, 해외조선업체 지분투자 등에 8000억원을 분산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투자 확대로 올해 기대되는 매출은 30조원, 영업이익은 3조원으로 추산된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2035년에는 글로벌 방산 조선 해양 우주항공 사업 총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안 사장은 “앞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밸류업에 대해서 고민할 것”이라며 “지금보다 많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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