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전시 부스 내 마련된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 SK그룹) ⓒ천지일보 2025.01.09.
지난달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전시 부스 내 마련된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 SK그룹) ⓒ천지일보 2025.01.09.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SK그룹이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조직 재편과 신사업 육성을 병행하며 인공지능(AI)·반도체·에너지 솔루션 등 미래 핵심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초 SK그룹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새로운 시도와 혁신은 어렵다”면서도 “저부터 솔선수범해 달릴 것이니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관세(통상 압력), 인플레이션, AI의 급격한 발전을 ‘삼각파도’로 지칭하며, SK가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무역 질서 변화도 큰 위협으로 꼽았다. 과거 다자주의 중심의 무역 체제가 1:1 양자주의로 전환되면서 우리나라가 의존해온 수출주도형 경제 모델이 더 이상 기존 방식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세계 경제 질서가 바뀐다는 것은 마치 씨름에서 수영으로 경기의 종목과 룰이 바뀌는 것과 같다”고 전제한 뒤 “지금까지 씨름을 잘해왔던 선수라도 (씨름방식으로 수영 경쟁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피나는 노력으로 수영 선수로 탈바꿈하거나 최소한 물 속에서 씨름을 하자고 목소리를 내 룰(규칙) 세팅을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다가올 미래에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본원적 경쟁력은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본질적으로 보유한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의미한다.

최 회장은 “운영개선(O/I: Operation Improvement)을 통해 경영의 내실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조직 효율화(리밸런싱) 작업을 지속하며, 핵심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기간 중 계열 회사 수가 13개 감소했다. SK는 사업 재편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해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했으며, SK스페셜티 지분 85%를 약 2조 7000억원에 매각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또 AI 산업이 글로벌 경제 구조를 뒤흔드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AI 반도체, 글로벌 AI 서비스 기업과의 협업, AI 기반 에너지 솔루션 등을 SK그룹의 강점으로 꼽으며, AI 밸류체인에서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와 관련해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AI의 모든 분야를 다 잘할 수는 없다”며 SK가 강점을 보이는 ‘제조 AI’와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AI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만큼 분산형 전력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기업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경제적 가치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 해결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업, 정부, 시민사회, NGO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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