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평균 전망치 1.70% 밑돌아
국내 기관 전망서도 가장 낮아
대내외 변수에 건설·수출 둔화
일시 소비 진작보다 추경 필요
![[천지일보 부산=정다준 기자] 부산신항만 컨테이너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4.08.29.](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1/3222660_3275493_2616.jpg)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67%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치보다도 낮은 수치인 동시에, 국내 기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국가미래연구원은 ‘2025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 성장률은 수출의 양호한 성장세에도 대내외 여건에 따라 전년 대비 0.53%p 하락한 1.67%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저하와 국제통상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미국의 통상정책의 전환으로 세계교역이 위축될 경우 우리나라 수출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또 “부동산 경기 침체와 중국경기가 급하락하는 경우 수출 증가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경제 성장률 수준은 국제금융센터가 취합한 지난달 말 기준 주요 글로벌 IB 8곳의 평균 전망치(1.70%)보다도 0.03%p 더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I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작년 11월 말 평균 1.8%에서 한 달 만에 0.1%p 내려갔다. 그중 바클리는 이달 들어 전망치를 1.8%에서 1.7%로 더 낮췄다.
지난해 11~12월 연이어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 ▲국제통화기금(IMF, 2.0%) ▲아시아개발은행(ADB, 2.0%) 등과 올해 들어 발표된 유엔 경제사회국(DESA, 2.2%)의 전망치도 밑돌았다.
국가미래연구원의 전망치는 국내 기관들의 전망 가운데서도 가장 낮았다. 앞서 지난해 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0%로 전망했고 한국은행은 1.9%로, 국회예산정책처는 2.2%로, 산업연구원은 2.1%로 예측했다.
연구원은 올해 민간소비가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한 실질구매력 상승으로 전년 대비 0.14%p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질소득 증대, 금리 인하, 물가 안정 등의 소비 여건 개선에도 오랜 기간 누적된 높은 물가와 고금리의 영향으로 회복세는 미약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다만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예비적 저축이 증가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올해 설비투자가 글로벌 IT 경기 호조에 따른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1.60%)보다 증가세가 확대된 1.92%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회복세는 미국 통상정책 관련 불확실성의 확대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원은 건설투자에 대해 금리 하락 등이 긍정적 요인이나, 건설경기 관련 선행지표의 누적된 부진의 영향으로 1.1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수주가 개선되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건설투자가 회복하기까진 상당한 시차가 소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도 1.8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여건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가 부진해진 데다, 지난해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인 기저효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연구원은 또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7%로 목표 수준(2%)을 밑돌겠다”면서도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449원에 달해 통화정책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향후 우리 경제의 대내 변수로 정치적 이슈, 금융시장 불안정, 높은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수준, 장기 저성장, 인구구조 변화를 꼽았다. 대외 변수론 미국 달러화 강세, 무역 분쟁, 지정학적 위험 확산,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고금리 지속, 중국 경기 둔화 등을 언급했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추경은 기술개발, 기술 및 기술 인력 투자, 산업 구조조정, 서민금융 등에 사용해야 한다”며 “소비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것보다 단기적인 서민금융, 중장기적인 기술개발 및 산업 구조조정에 쓰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장기 저성장에 대비해 펀더멘털 확보를 위한 산업 구조조정과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른 대응, 성장 위주의 정책을 고용 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미래연구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권 주자 시절이던 지난 2010년 12월 싱크탱크로 출범시킨 민간 연구기관이다. 김광두 전 서강대 교수가 원장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