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연체 9년 만에 최고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처음으로 9500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권 대출이 증가하면서 비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05만원이었다.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지난 2021년 1분기 말 9054만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9천만원을 넘었다. 이후 지난해 2분기 말 9332만원, 올해 3분기 9500만원을 넘어서며 3년 6개월 만에 500만원가량 평균 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준금리가 0.5%에서 3.5%로 가파르게 올랐음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은 것이다.
올해 3분기 말 전체 가계대출 차주 수는 1974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말 1983만명에서 4분기 1979만명, 올해 1분기 1973만명, 2분기 1972만명 등으로 점차 감소하다가 4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한 달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해 3분기 말 0.95%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말보다 0.01%p 상승한 규모다.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분기와 3분기 0.36%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여신전문금융회사, 보험사 등 비은행 연체율은 2.12%에서 2.18%로 0.06%p 높아졌다. 비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 2015년 3분기(2.33%)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비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이 증가한 것은 최근 비은행권 대출이 늘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전날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금융업권별 대출 잔액은 은행 가계대출은 959조 2천억원,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은 606조 3천억원으로 집계됐다다”며 “업권별로 보면 은행 연체율은 상승세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취약차주 비중이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의 연체율은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은은 “비은행권 대출이 증가하는 현상이 확대될 경우 연체 가구 비중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대출이 급증하지 않도록 촘촘하게 관리하고 취약층의 가계 빚 경감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