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감소세 가속화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환율 단기 저항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시 53분 기준 전장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1.95원 오른 1430.79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0.1원 내린 1426.9원이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하락 마감했으나, 그동안 환율이 크게 뛰어오면서 1400원대로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3일 야간 거래에서 1442.0원까지 뛰면서 단기 저항선은 1450원선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이는 1997~1998년 외환위기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에는 경험하지 못한 ‘위기 환율’ 수준이다.
문제는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53억 9천만 달러로, 2021년 10월 역대 최고치였던 4692억 1천만 달러에 비해 약 538억 달러 감소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5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약 300억 달러가 줄어들며 외환보유액 감소세는 더욱 가속화됐다.
한은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등으로 ‘컨틴전시 플랜(상황별 대응 계획)’을 가동할 예정이지만 단기 처방으로 환율 방어가 가능할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이 같은 정국 불안 장기화로 극단적인 고환율 상황이 이어질 경우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외환보유액이 4천억 달러 아래로 떨어질 경우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자본 유출이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되는 시장 개입으로 인해 외환보유액이 계속 감소할 경우 외환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분간 환율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점쳤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 11명은 전날 이창용 총재가 “당분간 (내란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며 “지금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시장이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정치 상황과 별개로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와 여야가 협력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내 경제 프로세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