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이후 45년 만의 계엄 선포
尹 “국회, 범죄자 집단소굴로 전락”
정치권 “국민의 기본권 침해” 비판
국회 본회의서 해제 결의안 가결돼
시민, 국회 운집… 외신, 긴급 타전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에 분노한 시민들이 비상계엄 중단을 촉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12.04.](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06602_3255729_5929.jpg)
[천지일보=김빛이나·이우혁·원민음·정다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3일 밤 국가 안보 위협과 대규모 사회 혼란을 이유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번 조치는 1979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서거한 ‘10.26 사건’ 이후 45년 만의 계엄 선포로, 국내는 물론 국제 사회에서도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향후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을 모은다.
◆尹, 계엄 선포… “반국가 세력 척결”
윤 대통령은 3일 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지키고,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기 위한 필연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입법독재와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을 더는 방관할 수 없다”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이시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서울역 인근 한 식당에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24.12.04.](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06602_3255730_5959.jpg)
특히 윤 대통령은 “현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로 전락했다”며 “입법독재를 통해 행정과 사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체제 전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지난 6월 제22대 국회 출범 이후 현재까지 10건의 정부 관료 탄핵을 추진하며 행정부 기능을 마비시키고, 판사와 검사들까지 겁박해 사법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은 국가 예산을 정쟁 도구로 삼아 국가 본질 기능에 필수적인 예산마저 전액 삭감하고 있다”며 “재해대책 예비비 1조원, 청년 일자리, 군 간부 처우 개선 예산 등을 무책임하게 삭감하며 국민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대한민국을 무질서와 혼란 상태로 몰아넣는 내란 행위나 다름없다”고 규정했다.
또 “현재 국회는 헌정질서를 짓밟고 자유 체제를 전복하려는 괴물로 변질됐다”며 “국민의 삶과 안전은 물론 미래 세대에게 자유롭고 번영된 국가를 물려주기 위해 강력한 의지로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다짐했다.
계엄령 선포와 동시에 군 병력이 주요 시설에 배치됐고, 특히 국회에서 군 병력이 전개되며 긴장이 고조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 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국회 앞에 계엄군이 나와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4.12.04.](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06602_3255733_139.jpg)
◆정치권의 반발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
계엄 선포 직후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당내 긴급회의에서 “대통령의 판단이 옳지 않다”며 계엄령 해제를 촉구했다. 그는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계엄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규정하며 “국회는 즉각 계엄 해제를 결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3일 밤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에게 직접 연설하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국회는 여야 합의로 긴급 본회의를 소집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4일 오전 1시 2분께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비상계엄 선포 무효를 선언하며 국회 경내에 진입한 군경을 향해 “당장 국회 밖으로 나가달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는 안심하시기 바란다”며 “국회는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헌법 제77조에 따르면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즉각 해제해야 한다.
계엄 선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나왔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집권 여당으로서 이번 사태가 발생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계엄 선포는) 상식의 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계엄령에 근거했던 군경이 공권력 행사하는 건 위법한 것”이라며 “위법한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것에 대해선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민을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시 한번 정확히 말씀드린다. 이번 국회의 결정으로 지난밤 있었던 위헌·위법 계엄선포는 효과가 상실했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4.12.04.](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06602_3255735_425.jpg)
◆국회로 모인 국민들… 외신도 계엄 사태 주목
계엄령 발표 직후 서울 도심 각지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고, 국회 앞에는 시민들이 모여 ‘계엄 철회’와 ‘대통령 퇴진’을 구호로 외쳤다.
국제 사회도 계엄 사태를 주목했다. AP통신,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 글로벌 통신사들은 이날 밤 일제히 긴급 뉴스를 통해 ‘한국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주요 헤드라인으로 전하며, 윤 대통령의 발언과 계엄 관련 주요 내용을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윤 대통령은 야당의 행위로 정부가 마비됐다”며 “자유 민주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전했다. 이어 로이터는 “이번 결정은 1980년대 이후 민주적이라고 여겨진 한국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천지일보=이시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계엄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경찰들이 몰려 혼잡스러운 상황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4.12.04.](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06602_3255736_516.jpg)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대통령이 야당을 극복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북한과 연계된 야당의 시도에 맞서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이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중대한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NHK는 “윤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내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야당의 반발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군의 경계 태세 강화 지시도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CCTV도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를 긴급 뉴스로 다뤘다.
한편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에서는 이렇다할 메시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 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국회 상공에서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4.12.04.](https://cdn.newscj.com/news/photo/202412/3206602_3255732_1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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