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도 1p 하락
집값 전망 11개월래 최대↓
금리전망, 전월比 5p 올라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소비자 경기 반등 기대감이 2년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나들고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소비자심리지수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전월보다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26일 ‘2024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통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0.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1.0p 낮아진 결과다.
한은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수출 증가세 둔화 영향으로 인해 하락했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란 우리나라 가계부문의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총 6개의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수다. 소비자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데 이용된다.
한은은 우리나라 가계부문의 경제인식, 경제전망, 소비지출전망, 가계저축, 가계부채, 물가전망에 대해 조사해 현재생활형편, 현재경기판단, 생활형편전망, 향후경기전망, 취업기회전망, 금리수준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가계저축, 가계저축전망, 현재가계부채, 가계부채전망, 물가수준전망, 주택가격전망, 임금수준전망, 물가인식,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개별 소비자동향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표 가운데 향후경기전망은 전월 대비 7p 하락한 7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72)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 폭으로만 보면 지난 2022년 7월(-19p) 이후 가장 컸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 팀장은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이후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국내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며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고 향후 보호무역기조 강화될 경우 경기 하방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또 “조사 기간 미 대선 결과가 나오면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 경우 우리 수출이 둔화하고 경기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현재경기판단(70)과 생활형편전망(94)은 전월보다 각각 3p, 2p 내렸다. 현재생활형편(91)과 가계수입전망(100)은 모두 1p씩 올랐고 소비지출전망(109)은 전월과 같았다.
주택가격전망은 109로 10월(116)보다 7p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은 지난 9월(119)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오른 뒤 지난달(116)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렸다. 지수 수준으로 봤을 때 지난 6월(108) 이후 다섯 달 만에 가장 낮았고, 하락 폭으로는 2023년 12월(-9p)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로 떨어졌다.
지난 10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는 등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금리수준전망은 미국 시장금리 상승,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은행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5p 상승한 93으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과 같았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소비자들은 향후 1년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농축수산물(5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뒤를 이어 공공요금(50.9%), 석유류제품(32.3%) 순이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석유류제품(4.0%p), 공업제품(3.6%p)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농축수산물(-7.7%p) 비중은 감소했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 대비 0.1%p 하락했으며,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동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