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한국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최근 발표한 노래 ‘아파트(APT.)’가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아파트’는 공개된 지 나흘 만인 22일 오전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글로벌·미국 차트 1위에 올랐다.

오는 12월 26일에는 전 세계적인 K-컬처 신드롬을 일으켰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가 공개되며 다시 한번 K-컬처 부흥을 이끌 전망이다.

K-컬처의 높아지는 위상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삶과 창작의 원동력인 한국 고유의 문화 트렌드인 ‘순수함’을 버리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가 다양한 문화를 흡수하고 수용하지만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상황 속에서 한국식 거주 문화인 ‘아파트’, 한국의 놀이 문화인 ‘오징어 게임’을 그대로 승화시켜 세계로 전파 시켰다.

K-컬처 파워는 짧은 기간 안에 끝나는 것이 아닌 향후 수십 년 먹거리 사업이다. K-컬처의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놀이문화, 전통시장, 전통가요, K-스포츠 등 세부적인 K-컬처를 홍보하고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다양한 콘텐츠 제작도 진행돼야 한다.

‘오징어 게임’이 성공한 원인은 해외 시청자들도 공감했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 놀이를 통해 현대사회의 치열한 경쟁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또 드라마 속 놀이는 자본주의에 매몰되고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 오직 강한 승자만이 독식하는 세상 이기주의와 만나 더욱 극명해진다. 소수의 승자만이 사회를 지배하는 계층 사회와 불평등을 이 드라마는 비판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2’에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무장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애써 태연한 척하지만 은근히 찌질한 구석이 있는 캐릭터, 밝은 사람인 거 같다가도 어떤 날은 진지한 캐릭터, 욕심에 눈이 멀어 동료를 배신하는 캐릭터 등 다양한 참가자들의 등장이 예상된다. 다른 사람에 대항하는 나, 사회에 대항하는 나, 절대자에 대항하는 나의 모습이 극적 갈등을 통해 더욱 강해진다.

‘오징어 게임’의 재미는 한국형 다양한 놀이 콘텐츠에 등장인물의 욕구, 끊임없이 이어지는 도미노의 연쇄반응, 캐릭터들 간의 충돌, 균형을 깨는 방해가 또 다른 사건을 이루고 그 사건은 다른 사건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첫 게임의 종료 후 투표가 진행됐던 시즌1과 달리 ‘오징어 게임2’에서는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게임을 이어갈지에 대한 투표가 이뤄진다는 새로운 룰도 흥미롭다. 아울러 보다 잔인한 장면들의 삽입도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 주목된다.

지구촌 중심에 K-컬처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있다. 한국에 전혀 관심이 없던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은 K-드라마, K-pop, K-뷰티를 경험하며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대학 한국어학당에 유학을 오고, 한국방문을 버킷리스트로 꼽는다.

‘오징어 게임’은 이미 국내 시청자의 열광적 인기를 등에 업고 해외 시청자의 주목을 이끌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과 세계를 관통하는 계층 간의 갈등, 부의 불평등이라는 사회 문제를 한국 고유의 놀이문화와 정서로 접목한 점이 크게 어필했다.

불평등한 사회구조 속에서 절박한 처지에 몰린 서민들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고 내적 갈등을 일으키는 두 번째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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