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지사기 의혹 워너비그룹
출금 막혀 막대한 피해에도
회장부부만 월급 대폭 인상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이 위기 청소년을 돕는다는 캥거루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캡처: 뉴스와이어) ⓒ천지일보 2024.02.02.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이 위기 청소년을 돕는다는 캥거루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캡처: 뉴스와이어) ⓒ천지일보 2024.02.02.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워너비그룹 전영철 회장이 지난달 받은 급여가 6개월 만에 2배 인상된 20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처 박순선씨도 40% 급여 인상됐으나, 나머지 직원들은 동결됐다. 재정이 부족하다며 환불 시기마저 연기한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다 죽어 가는데 기가 찰 노릇”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2일 천지일보가 입수한 워너비데이터 1월 급여 내역에 따르면 전 회장과 그의 처 박순선씨의 지난달 급여는 각각 2000만원과 1400만원이다. 지난해 6월 급여 명세서에는 전 회장 부부의 급여가 1000만원으로, 6개월 만에 각각 2배와 40% 올랐다.

워너비그룹 전영철 회장 부부 급여 내역. (제공: 제보자)ⓒ천지일보 2024.02.02.
워너비그룹 전영철 회장 부부 급여 내역. (제공: 제보자)ⓒ천지일보 2024.02.02.

앞서 워너비그룹은 지난달 19일 환불 신청자에게 ‘환불 요청 사업자 지급 일시 유예 안내’ 문자 메시지를 통해 환불금 지급을 연기한 바 있다.

문자 메시지에는 “워너비 사업에 동참해주시는 사업자님께 감사드린다”며 “개인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환불 신청하신 사업자님들의 환불금을 신청 1개월 후에 환불금을 반환해 드리고자 계획했다. 그러나 현재 딜러사업자, 관리사업자 코인 지급 지원으로 코인 본사 매수 소각자금이 나가면서 부득이하게 환불금 송금 일정이 다소 지연될 것이다”라고 적혔다.

이어 “넓은 아량으로 양해를 부탁드리며, 본사에서는 환불금의 빠른 지급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1.19.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1.19.

즉 재정이 부족해 당초 1개월 후 지급하겠다는 환불 약속마저 지키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전 회장 부부가 인상된 급여를 받았다는 소식에 피해자들은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워너비그룹 피해자 단톡방에는 “본사 자금이 고갈됐다는데 미친X” “환불이나 해줘라. 너희들 배 채우지 말고” “삯꾼 목사” “파렴치하다. 직원들 월급은 그대로인 것도 코미디네” 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외에도 “다른 것 다 떠나서 이것만 봐도 너무 끔찍하다. 회사는 오늘내일하고, 사람들은 스러져가는데 노인들이 넣은 돈들을 (전 회장) 부부 월급을 올려서 빼가다니. 이 행동 하나만으로도 이 회사를 떠나야하는 이유가 명백하지 않냐” “양심 불량한 X. 부부가 환불 못 해주면서 월급을 배로 올려 욕 나온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럼에도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업체 특성상 회사와 전 회장에 대한 신뢰감을 보이는 이들이 많은데, 이들에 대해 피해자들은 “안타깝다”고 입을 모은다. 단톡방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속고 있을 사람들 생각하니 울화가 치민다. 이렇게 뜯어말리고 사기라고 소리치는데 말은 들어볼 생각 안하고 무조건 안티라니…” “돈 잃을 팔자인가보다. 불구덩이 속 뛰어드는 걸 말리고 있는데도 제 발로 들어가고 있는 격” “저도 속은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이제는 정신 차려야 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못 믿고 돈을 얼마나 더 잃어야 정신을 차리려나. 심각하다” 등이다.

(캡처: 워너비그룹 피해자 단톡방) ⓒ천지일보 2024.02.02.
(캡처: 워너비그룹 피해자 단톡방) ⓒ천지일보 2024.02.02.

워너비그룹은 2022년부터 현재까지 블록체인, 온천, 줄기세포 등의 사업을 한다며 ‘원금 보장’과 매월 회사 전체 수익의 일부를 고배당으로 평생 연금처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만 지급됐고, 몇 달 지나지 않아 현재까지 원금환불이나 배당금 지급 등 출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월 워너비그룹을 대상으로 폰지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며 경찰 수사를 의뢰하고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경찰은 유사수신 혐의를 적용해 지난 6월 워너비그룹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중이다.

특이점은 다른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와 같이 교회를 중심으로 투자자 모집이 이뤄졌고, 피해자들의 대다수가 고령층이라는 점이다. 이들 중 일부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도 회사나 회장에게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또 피해 사례를 공유하면 글을 삭제하거나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회유하고 있다.

피해자 연대는 지난달 4일 워너비그룹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사기 및 횡령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에 고발했고, 현재 사건이 검찰에 배당됐다.

한편 천지일보는 전 회장 부부의 급여 인상건과 관련해 워너비그룹 측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