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사간 평행선 유지 여전
느긋한 한화-서두르는 삼성
지분 거래 일정 차질 예상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삼성과 한화의 ‘빅딜’이 매각대상 기업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향후 양사 간 매각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방산 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화학 계열사인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1조 9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한화로 매각한 직후 삼성테크윈 자체 노조와 민주노총 소속 산별노조인 삼성테크윈 지회가 거의 동시에 설립됐다. 이들 노조는 그동안 매각을 반대하며 사측과 고용보장과 위로금 지급 등을 놓고 교섭을 벌여왔지만 양측은 평행선을 달려왔다.
결국 삼성테크윈 노조는 지난 2일 한화 매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88.9%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또 다른 매각사인 삼성토탈도 매각 반대를 내걸며 민주노총 산하 화섬연맹에 가입하기로 결정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삼성테크윈 노조는 지난 6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 삼성테크윈 창원 2사업장 정문 입구에서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실교섭 촉구 및 파업출정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파업은 삼성 계열사에서 노조를 설립하고 노동위원회 중재 등 합법적인 절차 요건을 갖춘 첫 파업이었다. 또한 삼성테크윈 등 삼성 4개 계열사 노조원들은 오는 11일 경북 구미 삼성전자 캠퍼스 인근에서 통합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삼성과 한화 양측은 상반기 내에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노조가 매각 반대에 힘을 모으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은 당초 일괄 매각한다는 계획을 바꿔 ‘선(先) 화학·후(後) 방산’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삼성과 한화간의 지분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것. 이달 중으로 화학 계열사인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노조의 반발과 양측의 입장차로 무산됐다.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은 지난 3일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변경과 등기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주총은 무기한 연기됐고, 삼성과 한화간의 지분 거래도 미뤄졌다.
무엇보다 삼성 측은 삼성종합화학 주식 처분 일자를 지난 3일로, 한화 측은 같은 주식 취득 일자를 6월 30일로 공시했다는 점이다. 한화는 노조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인수 작업을 여유 있게 진행하려는 입장인 반면 삼성 측은 매각을 서둘러 진행하려는 모양새다.
자칫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인수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한화는 삼성 측이 노조와 고용조건과 처우, 위로금 지급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삼성 측이 매각 계열사 노조 측과 ‘고용 보장’과 ‘위로금 지급’ 등의 문제를 놓고 견해차를 여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위로금 문제에 대해서는 삼성 측이 ‘1000만원+기본급 4개월치’를 제시했지만 노조 측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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