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동 한전 부지 매입 ‘성공’
세계인 찾는 ‘자동차 랜드마크’ 추진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벨트 조성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한전 부지 인수에 성공하면서 정몽구 회장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꿈이 실현됐다. 계열사도 한 곳에 모으고 독일의 자동차 명소와 같은 랜드마크 건립 추진도 성사됐다.
현대차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인수를 위해 10조 원 이상을 베팅했다. 수직 계열화한 30개 계열사를 한 데 모을 땅이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에 높은 경매 금액을 제시했다. 정몽구 회장의 강한 의지도 한몫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5위 기업으로서 제2의 도약을 추구하려는 최고경영층의 구상과 의지가 담긴 100년 이상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2006년 뚝섬에 110층짜리 GBC를 건립을 추진했으나 서울시의 규제로 무산된 바 있다. 한전 부지는 현대차의 미래였다.

현대차는 강남 한전 부지에 독일의 폭스바겐 본사 ‘아우토슈타트(Autostadt)’나 BMW 본사 ‘벨트(Welt)’와 같은 컨벤션센터, 전시장, 자동차 테마파크, 최고급 호텔 등이 집합된 자동차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BMW는 독일 뮌헨에 자동차엔진을 형상화한 대형 빌딩의 본사와 더불어 맞은편에 BMW 벨트(세상)가 있어 연간 200만 명이 방문한다. 이곳에는 산업 및 문화 회견장, 콘서트홀, 레스토랑, 쇼핑몰이 들어서 있고, 180미터 길이의 자동차 전시공간이 있다. 폭스바겐 또한 볼프스부르크에 아우토슈타트를 세워 본사 사무동은 물론, 출고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등이 있는 자동차복합문화 명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축구장 11배, 코엑스의 4배 크기인 7만 9342㎡(2만 4000평) 규모의 삼성동 한전 부지에 서울에 있는 30개 계열사를 모으고, 1만 800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수용할 계획이다. 현재 양재동 사옥은 5개 계열사의 5000명 정도가 수용할 수 있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본사 사무실 공간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주차공간도 부족했었는데 한전 부지 매입에 성공해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차는 GBC 건립이 완료되면 그동안 장소가 없어서 해외에서 진행해야 했던 발표회와 행사들을 이곳에서 할 수 있게 돼 2020년 기준 연간 10만 명 이상의 해외 인사를 끌어들여 연간 1조 3000억 원이 넘는 관광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삼성동 한전 부지를 포함한 국제 단지 계획도 현대차의 GBC 청사진을 더 밝게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올 4월 삼성동 한전 부지가 포함된 코엑스∼한전∼서울의료원∼옛 한국감정원∼잠실종합운동장 일대 72만㎡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서울시 동남권 마이스(MICE, 국제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로 코엑스를 중심으로 국제업무 마이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잠실운동장을 스포츠 메카와 공연엔터네인먼트 단지로 만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