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은 17일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7만 9342㎡의 매각 방안을 ‘최고가 일반 경쟁 방식’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한전 부지 조감도. (사진제공: 한국전력)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국전력 본사 부지 매각방식이 결정됐다. 서울 강남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서 국내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자동차가 눈독을 들이고 있고, 해외 투자자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

한전은 17일 오전 이사회를 통해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7만 9342㎡의 매각 방안을 ‘최고가 일반 경쟁 방식’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한전 부지는 축구장 12개를 합친 규모(7만 9342㎡ 면적)로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코엑스가 인접해 있다. 공시지가는 지난해 기준 1조 4837억 원이고 장부가액은 2조 원이 넘는다.

한전은 경쟁 입찰을 통해 특혜 시비를 없애고 토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번 입찰에서 개인, 법인, 공동입찰 등의 자격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구체적인 입찰 참가 가격과 감정평가 결과 등은 입찰 공고와 함께 명시될 예정이다.

오는 11월까지 한전 본사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해야 한다. 법령상 ‘지방 이전 완료일로부터 1년 이내’에 기존 부지는 매각을 해야 한다. 이에 매각 시한은 내년 11월까지이지만, 한전은 올해 안에 매각을 마무리 할 방침이다.

경쟁 입찰이 되면서 한전 부지 인수를 놓고 국내에서는 삼성과 현대자동차의 인수전이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한전 부지 인수 의사를 공식 밝혔다. 현대차는 한전 부지에 본사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들을 모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세울 예정이다. 현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는 서울 소재 30개 계열사 중 5개 계열사가 들어서 있고, 5000명 인원이 비좁게 생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현대차는 한전 부지 인수가 절실하다.

현대차그룹의 GBC 건립 프로젝트는 BMW그룹의 벨트(Welt)와 같이 자동차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등 자동차 복합 문화 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세계적 규모의 자동차 랜드마크를 설립해 그동안 해외에서 했던 세미나와 전시회도 이곳에서 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해외에서 지출되는 금액도 국내에서 소비를 하게 되고 해외 딜러들도 한국을 방문하게 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삼성그룹은 조용한 가운데 한전 부지를 탐내고 있다는 전망도 일고 있다. 이미 삼성생명은 한전 부지 근처 옛 한국감정원 부지를 2011년에 2328억 원을 들여 샀다. 앞서 2009년에는 삼성물산이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전 부지 일대를 복합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자본도 한전 부지를 노리고 있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녹지그룹과 미국 카지노그룹 라스베이거스 샌즈 대표들이 한전 부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 한전 부지 용도 현황. (사진제공: 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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