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CJ 이재현 살리기 나섰다… 법원에 선처 호소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 범 삼성家가 지난 19일 서울고법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선처를 호소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이 회장의 현재의 건강상태로는 수감생활을 견뎌낼 수 없다며 선처를 요구했다. 또한 현재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투자에 대한 중요한 의사결정이 지연되면서 그룹경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달라고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1600억 원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 됐다. 이후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14일에는 이 회장의 항소심 결심공판 심리가 진행됐다. 이 회장은 이날 휠체어에 앉아 링거를 꽂은 채 눈을 감고 마지막 호소를 하기도 했다. 그는 “재판장님, 살고 싶습니다. CJ의 미완성 사업들을 반드시 완성시켜야 한다”며 선처를 바랐다.

하지만 이날 검찰은 이 회장에게 징역 5년 벌금 1100억 원을 구형했고 신동기 부사장에는 징역 4년 및 1100억 원, 성용준 부사장에는 3년 및 550억 원을 구형했다. 배형찬 CJ재팬 전 대표와 하대중 CJ E&M 고문은 각각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한편 삼성가에서 이 회장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측의 화해설도 제기되고 있다. 그간 삼성과 CJ 측은 이건희 회장과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간 유산 소송 등 갈등을 빚어왔다. 2012년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유산 소송을 제기하면서 삼성과 CJ의 갈등이 불거졌다. 이후 삼성 직원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하는 사건, 고 이병철 회장 추모식 때 출입문 사용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