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주(이멜다) 화백이 그린 124위 복자가 모두 그려진 걸개 형태의 전체 초상화. ‘새벽빛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사진제공: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식’이 개최된 가운데 순교자들의 전체 초상화가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시복식(諡福式)은 성인(聖人)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선포하는 의식으로, 가톨릭에선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한 사람들을 복자로 선포한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를 복자로 선포하자 124위 복자가 모두 그려진 걸개 형태의 전체 초상화가 공개됐다.

김영주(이멜다) 화백이 그린 걸개그림은 순교자들의 피로 신앙을 일으켜 세우는 순교 당시의 바람처럼 ‘새벽빛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복자들은 하느님 영광의 빛이 가득한 가운데, 승리를 상징하는 빨마가지를 흔들거나 순교의 상징인 십자가를 들고 있다. 동정의 상징으로 백합꽃을 들고 있기도 하다.

특히 유일한 성직자로, 한국 최초의 선교사인 복자 주문모(중국) 신부는 빨간 영대(목과 어깨에 걸쳐 가슴 쪽으로 길게 내려오도록 착용하는 띠)를 두르고 있어 쉽게 눈에 띈다. 또 12살에 순교한 가장 어린 복자 이봉금(아나스타시아)은 화동이 되어 무궁화꽃과 백합꽃으로 엮은 꽃다발을 들고 가장 앞에 서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한국교회의 신앙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선조들의 신앙을 물려받아 아시아와 세계에 빛이 되기를 바랐다.

그는 “복자 바오로와 그 동료들을 오늘 기념해 경축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여명기, 바로 그 첫 순간들로 돌아가는 기회를 우리에게 준다”며 “하나님께서 이 땅에 이룩하신 위대한 일들을 기억하며 여러분의 선조들에게서 물려받은 신앙과 애덕의 유산을 보화로 잘 간직해 지켜나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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