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역 인근 도로에서 이날 12시 20분께 생긴 싱크홀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도심 속 발생한 싱크홀에 시민들 ‘좌불안석’
전문가 “예상할 방법 없어… 평소 관리해야”

서울시 4년간 13개 발견
특별한 대책 없어 ‘고민’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 5일 낮 12시 20분께 서울 송파구 석촌역 인근 도로에서 가로 1m, 세로 1.5m, 깊이 3m 이상의 규모로 추정되는 싱크홀(sink hole)이 발생했다. 싱크홀이 석촌역에서 삼전동으로 넘어가는 지하차도 끝부분에서 발생해 만약 지하차도를 빠져나온 차량이 싱크홀에 빠졌다면 연쇄추돌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경찰은 인근 도로의 교통을 전면 통제했으며, 송파구청과 동부도로사업소 등은 현장에 출동해 도로 복구작업을 벌였다.

서울과 경기도 등 도심에서 싱크홀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싱크홀이 아닌 지반침하라는 목소리를 제기했다.

싱크홀은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동굴이 붕괴해 생긴 움푹 파인 웅덩이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0년 7월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시 한가운데 생긴 20층 건물 높이만한 구멍이 그 예다. 지반침하는 주로 지표의 인공축조물을 지탱하는 지질물질이 아래로 내려앉는 현상을 가리키는 토목용어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도 싱크홀이라고 불리는 현상이 계속 발생했다. 이는 주변 건물의 기울기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이동 중인 사람과 차량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지만 발생 원인에 대해 설이 분분한 데다가 특별한 대책도 없는 실정이다.

지난 4년간 서울 시내에서만 대형 싱크홀이 13개나 발견됐다. 이 중 8개는 각종 공사나 상수도 누수, 하수관로 파손, 장기간 압력 등으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나머지 5개의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특히 올해 6월 한 달 동안만 4건이 발견됐다. 발생 원인도 다양했다. 강서구청별관 앞에서는 10×12㎡의 싱크홀이 발견됐는데 상수도관이 파열되면서 누수된 물이 주변 흙을 쓸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미역 교차로(2×3㎡), 방화동(4×6㎡), 국회의사당 정문(3×3㎡)에서도 발견됐는데 지하에 매설된 상·하수도 누수가 원인이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고 있는 석촌호수 동호에서 1㎞가량 떨어진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도 지반이 무너지며 구멍이 뚫렸다.

3일 서울시는 통계 작성 후 싱크홀이 자주 발견되는 지역의 상하수도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특별한 대책이 없어 시민들의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김상훈(64, 남, 인천시 동구 만석동) 씨는 “의정부서 한 30대 여자가 길을 가다가 싱크홀에 빠져 사고가 났다는 기사를 보고 놀랐다”면서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언제 그런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 불안하고 길 걷기도 무섭다”고 걱정했다.

또 싱크홀은 도로뿐 아니라 집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시민도 있었다. 최경애(62, 여,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 씨는 “싱크홀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곳곳에서 접했다”며 “싱크홀은 도로뿐 아니라 집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지반이 튼튼하지 않은 우리 집이 그렇다. 하루하루 공포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를 싱크홀보다는 지반침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관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는 “현재 도시에서 발생하는 싱크홀은 도시 인위적 구조물에 의해 생긴 지반침하”라며 “관리부실로 도시기반이 열악해 지하수가 토지를 쓸고 내려가 땅이 가라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를 예상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평소 지하네트워크에 대한 치밀한 관리를 통해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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