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자료제공: IC인사이츠) ⓒ천지일보(뉴스천지)

글로벌파운드리와 협력해 14나노 핀펫 키운다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수탁생산) 전문회사인 ‘글로벌파운드리’사와 전략적 협력을 체결하고 14나노 핀펫(FinFET) 기술 라이센스를 제공한다고 17일 밝혔다.

TSMC와 차세대 핀펫 공정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게 될 경쟁에서 승리를 이끌어 내기 위함이다. 고객사가 수급 불안 때문에 TSMC의 16나노를 선택하는 상황을 막고, 14나노 핀펫 시장을 키워 파운드리 사업을 키워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14나노 핀펫’ 공정은 20나노 평면 기술 대비 최대 35%의 전력 감소와 20%의 성능 향상이 가능하며, 업계 최초로 칩 면적을 최대 15%까지 줄일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고객사들로 하여금 ‘14나노 핀펫’ 공정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20나노 공정에서 검증된 후공정을 그대로 활용해 공정변화에 대한 설계 부담을 줄이고 더욱 빠르게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

파운드리 고객사들은 각각의 계약을 통해 삼성전자의 국내 화성과 미국 오스틴의 생산라인뿐만 아니라 뉴욕에 위치한 글로벌파운드리 생산라인에서도 첨단 ‘14나노 핀펫’ 공정기술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므로 공급불안의 우려를 덜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는 모든 파운드리 업체들이 20나노와 18나노를 같이 취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객사는 복수의 파운드리 업체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부터 적용될 차세대 모바일AP에 적용되는 핀펫 기술이 14나노와 16나노 두 가지로 갈라지면서 이를 이용해 모바일AP 칩을 설계해야 하는 고객사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16나노 핀펫은 TSMC가 14나노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모양새다. 양사 모두 연내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급 규모 면에서는 TSMC가 삼성전자를 훨씬 앞선다. 지난해 TSMC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46%를 기록했고 삼성전자는 9.22%에 불과하다. 때문에 고객사 입장에서는 공급능력을 보장해주는 TSMC를 선택할 확률이 더 높다.

이렇게 선택받지 못해 공들여 개발한 14나노 핀펫을 사장시키느니 다른 업체에 기술을 개방하더라도 시장을 키우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를 통해 TSMC에 빼앗겼던 삼성의 최대 고객사인 애플도 다시 찾아오겠다는 계산이다.

이외에도 얻는 게 많다. 고객사가 글로벌파운드리에 주문을 하더라도 라이센스료를 받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한 많은 고객사가 14나노를 선택한다면 1위인 TSMC를 견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세대 시장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자연스럽게 파운드리 시장에서 힘을 키우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2월 14나노 핀펫 공정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며, 파운드리 고객들이 디자인을 시작할 수 있도록 테스트칩 기반의 ‘공정 디자인 키트(PDKs)’를 제공하고 있다.

*핀펫(Fin-FET) 기술: 반도체 소자의 저전력-고성능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기존 평면 구조 대신 3차원 입체구조로 소자를 만드는 기술. 게이트의 모양이 물고기 지느러미와 흡사해 핀펫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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