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은행 운영 구조도 및 참여 기관. ⓒ천지일보(뉴스천지)

‘기술은행’ 통해 대기업·중견기업 기술 나눔
대기업 특허 위탁하면 中企 필요한 기술사용
SK·LG 이어 삼성 동참 대기업 참여 지속확대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중소․벤처기업을 살리기 위해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술나눔’ 행보에 대기업이 적극 동참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LS산전 등 6개 대기업과 공공연구기관 등은 16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기술나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잠재력이 있는 기술을 제공해 ‘기술은행’ 구축에 적극 동참한다고 밝혔다.

기술은행은 지난 2월에 발표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과제로서 2015년까지 대기업 등이 보유 중인 잠재력 있는 기술을 온라인 풀(pool)로 구축하고 오프라인 지원조직(TP, 창업진흥원,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활용해 창업․벤처기업 등에 기술이전과 함께 후속기술개발 및 상용화를 지원하는 종합시스템이다. 설립은 내년에 완료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하고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특허 등을 이전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대기업이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첫 테이프를 끊은 건 SK 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보유한 240개 특허기술을 중소기업에 무상으로 양도하는 기술나눔에 동참키 위해 자사의 기술을 KIAT에 위탁했다. 이후 기술을 위탁받은 KIAT는 수요기업 모집을 통해 후보기업을 추천, 이 중 SK하이닉스가 최종 15개 업체를 나눔의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SK하이닉스는 최종 선정된 15개사(그린폴리머, 디에치엠 등 중소기업 13개, 동진쎄미켐 등 중견기업 2개)에 43건의 기술을 무상으로 넘겨준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 14일 나눔 행보에 동참했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특허 141건과 해외특허 116건 등 총 257건의 기술특허를 KIAT에 위탁했다. 해당 기술들은 최근 6년 이내 등록된 우수 패밀리 특허로 합착장비, 검사장비, 세정장비 등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 기술이 대거 포함돼 있다. 또한 최근 3년 내 등록된 것으로 즉시 상용화가 가능한 국내 및 해외 패밀리 특허도 약 70건이 포함돼 있다. KIAT는 내달 9일까지 수요기업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날 업무협약을 진행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도 기술은행을 통한 기술나눔에 박차를 가한다. 기술은행에 위탁할 특허를 선정한 후 빠른 시일 내로 수혜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김재홍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기술은행을 통해 대기업 등의 잠재력 있는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진다면 중소․벤처기업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IAT 관계자는 “이를 통해 유휴특허의 활용도를 높임은 물론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와 동반성장이라는 효과를 함께 거둘 수 있다”며 “6개 대기업을 시작으로 점차 참여하는 대기업의 수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IAT는 기술나눔을 위해 기술은행 구축 외에도 ▲기술이전사업화정보망(NTB) 수요자 중심형으로 개편 ▲산업기술 금융펀드 로드맵 수립 ▲사업화 기금 신설 ▲기술거래시장 제약하는 제도 개선 ▲기술이전․사업화 지수 도입 ▲기술사업화 협의체 설립 등을 포함한 ‘제5차 기술이전 및 사업화 촉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이달 중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 상정해 정부 정책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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