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해마다 구세군 자선냄비에 1억 원이 넘는 거액을 기부한 ‘익명의 천사’가 올해도 1억을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구세군 자선냄비 본부는 지난 2011년부터 해마다 거액을 기부하고 있는 익명의 ‘신월동 주민’이 지난 22일에도 서울 명동 입구에 설치된 자선냄비에 1억 원짜리 수표와 자필편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신월동 주민은 22일 오후 7시 45분께 명동에서 팝페라가수 이사벨이 모금을 위해 공연을 하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던 중 ‘신월동 주민’이라고 쓰인 봉투를 구세군 사관 신학생에게 건넸다.
신학생에 따르면 평범한 인상의 60대로 보이는 남성이 ‘신월동 주민’이라고 쓰인 봉투를 건네며 눈물을 글썽이면서 “좋은 일을 하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라고 말한 뒤 “딸들에게 기부를 하러 간다고 말하고 왔는데 인증샷을 찍고 싶다”며 휴대폰으로 인증사진을 찍고 갔다.
구세군은 다음날 은행에서 자선냄비의 성금을 확인하던 중 봉투 안에서 1억 원짜리 수표와 편지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 시민은 2011년과 2012년에도 각각 1억 1천만 원과 1억 570만 원을 기부했다.
편지에는 “생전에 사랑과 감동을 주셨고 지금도 왕성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나라의 부흥, 경제발전 고도성장의 주역이셨던 분들이 지금은 나이가 들어 병마에 시달리는 불우이웃이라면 이 분들이야말로 이웃의 도움이 필요하고 나라의 도움을 받아야 할 분들이 아닌가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자선냄비본부 측은 “지난 85년 동안 자선냄비 모금을 하면서 모금액이 전년도에 비해 적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어려울수록 이웃을 향한 마음은 더 뜨거워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