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로 보는 ‘김장문화’의 가치
“핵가족화 등 고려해 다양한 보존방법 모색해야”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맛을 알려면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한 우리 김치, 아무리 오래두고 먹어도 상하기는커녕 발효를 통해 유익한 균을 우리에게 주는 이로운 음식이 바로 우리의 김치다.”
지난 5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우리 고유 음식인 ‘김치와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는 낭보가 들려왔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김장문화가 “한국인의 일상생활에서 세대를 거쳐 내려온 김장이 한국인에게는 이웃 간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문화”라고 평했다.
이에 김장문화가 연대감과 정체성, 소속감을 증대시키는 등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치와 김장문화가 유네스코에 등재되면서 각계각층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푸드앤컬쳐아카데미 김수진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역사의 산물인 김치가 유네스코에 등재돼 한국음식 요리연구가로써 매우 기쁘고 국가적으로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200여 가지가 넘는 김치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배추김치는 고기, 생선, 야채 등 어느 음식에 모두 잘 어울리며 유산균과 미네랄, 비타민C 등 영양소가 가득한 최고의 음식이라고 평했다.
특히 김 원장은 “태아의 면역력 증진에 김치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임산부에게 적극 김치를 권한다고 밝혔다.
‘살아있는 음식’이라고도 불리는 김치, 이 김치를 만들고 또 그 가운데서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만드는 한민족만의 고유의 문화인 ‘김장문화’가 유네스코에 등재됐지만 지속되는 핵가족화로 인해 보존방안 모색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13일 문화재청과 문화융성위원회가 주최한 ‘2013김장문화 및 아리랑 대토론회’에서는 김장문화 보존에 대한 방안모색이 화두가 됐다.
김장문화는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에 주로 각 가정에서 배추를 절이고 속을 버무리는 과정을 통해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매개체가 됐다.
그러나 산업화를 이루면서 핵가족화 되는 현 사회현상에서 김장문화는 점점 쇠퇴하는 모습이 보일 즈음에 유네스코에 등재됐다.
이를 두고 토론회장에서 전문가들은 ‘가시성’을 통해 우리 김장문화의 문맥을 이어나갈 것을 제안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박상미 교수는 “무형유산은 형태 그대로의 보존보다 사회문화역사에서 명맥을 이을 수 있도록 ‘보호’하는 개념이 강하다. 이에 김장문화 유네스코 등재가 주는 가시화를 통해 미래세대가 재인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김치로 샐러드, 메인 등 다양한 요리법 개발도 김장문화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