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굴암. (사진제공: 문화재청)

1970년대 이전 발생한 균열, 안전에 큰 지장 안 돼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경주 토함산에 있는 국보 제24호 석굴암 석굴은 8세기 중엽인 751년(통일신라 경덕왕 10년)에 김대성이 불국사를 중창할 때 왕명에 따라 짓기 시작했다.

석굴암은 화강암의 자연석을 다듬어 축조한 사찰로 1703년과 1758년 중수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여러 번의 중수를 거친 석굴암은 1913년에는 일제가 석굴암을 이루고 있던 서재들을 완전 해체해 재조립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를 사용하면서부터 보존에 빨간불이 켜졌다.

바로 일제의 콘크리트 사용으로 궁륭 내부의 고온 다습한 공기 흐름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공기 흐름의 차단으로 석굴의 화강암이 급속도로 파괴되기 시작했다. 당시 문화재관리국은 일제가 훼손한 석굴암 석굴의 원형을 복원하기 위해 1961년 보수공사를 시작해 1964년 7월 준공했다.

그러나 최근 언론에서 석굴암 곳곳에 미세한 균열을 발견, 보도해 보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석굴암 균열 논란을 보도한 언론은 석굴암 본존불 균열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보도 내용에서는 석굴암 내부에 20여 개의 균열을 지적했다. 또 석굴암 대좌에 외부 압력에 의한 균열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 일부 조각이 떨어지는 손상과 벌어짐도 발생해 구조적 불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지속되자 문화재청은 지난 14일 총 10명으로 구성된 석굴암 석굴 구조안전 점검단과 함께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이번 현장점검은 언론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점검단은 균열과 파손 등을 면밀히 살폈다.

문화재청은 1차 현장점검 뒤 “언론에서 제기한 석굴암 균열은 이미 1970년대 이전에 발생한 것이며 석굴암 자체의 안전에 큰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다.

현장점검에 참여한 조계종 문화부장 혜일스님 역시 다른 전문가들과 이야기 해 본 결과 발견된 균열이 석굴암 안전에 큰 지장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혜일스님은 “수천 년 만에 한번 무너질 정도의 우려는 있을지 몰라도 앞으로 20~30년 안에 안전에 영향을 줄 만큼의 균열 징후는 없었다”고 전했다.

석굴암은 1964년 보수공사 준공 이후 1997년 미세균열로 인해 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한 바 있다.

이후 문화재청은 1997년부터 1년에 1~2회씩 석굴암 안전점검을 실시해 왔고 점검 때 마다 보고서를 작성했다.

지난해 문화재청이 작성한 석굴암 안전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석굴암 본존불에서 25개, 사천왕과 십대제자상 등 외벽에 15개, 측면 기둥에 6개 등 모두 56개의 균열과 파손이 진행됐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제기된 안전논란과 지난해 보고서에 작성된 균열 및 파손 등은 1997년 이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현 균열이 안전성 기준 범위 안에 포함돼 구조적 문제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이번 1차 현장점검으로 끝마치지 않고 석굴암 보존을 위해 일제 때 설치된 콘크리트 등의 변형시설물과 훼손된 부분에 대한 중장기 석굴암 복원 및 보존관리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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