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조도 영수회담도 난항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17일 세 번째 촛불집회에 참여해 여론전을 강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원내로 회군할 마땅한 ‘카드’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갈수록 장기화하는 장외투쟁에 대한 민주당의 고심이 깊은 대목이다. 

우선 ‘국정원 개혁’을 목표로 하는 국정원 국정조사는 현재까지 뾰족한 결과가 없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16일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이들은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이들은 주요 의혹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이렇다 할 속 시원할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핵심증인 등을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펼쳐오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국정조사 무용론’이 제기되는 점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은 현재까지 ‘묵묵부답’이다.

새누리당이 3자 회담을 제안했으나,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청와대가 제안하면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청와대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터라 박 대통령과의 회담 성사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더욱이 박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를 통해 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마저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고심은 깊어만 가고 있다. 뚜렷한 명분 없이 원내로 회군할 수 없는 데다, 당장 10월 재보궐선거를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대로 장외투쟁이 장기화할 경우, 피로도가 누적된 국민이 등을 돌릴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것. 여기에 ‘빈손’으로 원내로 회군할 경우, 국민적 비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주당은 21일까지 진행하는 국정원 국정조사에 집중하는 한편 이달 말로 예정된 결산국회와 9월 정기국회를 고리로 새누리당을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민주당이 ‘민생’을 팽개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당장 원내로 회군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민현주 대변인은 17일 구두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여태껏 주장하고 의심한 내용 중 어느 하나 사실로 밝혀진 게 없지 않으냐”면서 “민주당이 차마 원내로 들어오지 못하니까 어쩔 수 없이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는 집회를 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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