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임창덕

 

시간은 크로노스(Kairos)적인 시간과 또는 카이로스(Chronos)적인 시간이 있다. 먼저 크로노스가 낮과 밤의 물리적인 시간을 의미한다면 카이로스는 심리적이고 주관적인 시간을 말한다.

같은 시간임에도 즐거우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고, 그 반대의 경우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끼는 경우다.
젊은 직장인일수록 눈에 보이는 시간인 물리적 시간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장을 일 자체로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기계발 등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그러다 직장생활을 오래하고 높은 지위로 올라가면서 일이 시스템화 되고 옆에서 챙겨주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매순간 흐르는 물리적 시간보다는 끝없이 지속될 것 같은 심리적이고 주관적인 시간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승진 등 높은 지위로 올라가기 위한 사회적 관계인 일련의 인간관계 때문에 흐르는 시간에 둔감해진다.

사회적 관계는 업무와 관련된 경우도 있지만 체면이나 인맥을 넓히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보니 항상 챙겨야 하고 매번 바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정년이 임박해서야 비로소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고 흘러간 크로노스적인 시간에 대한 후회를 많이 한다.

은퇴에 임박해서는 대부분 자기를 돌아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것과 자기계발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많다. 은퇴와 동시에 직장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벌어지던 일련의 활동이 중단되면서 비로소 자기가 보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직장의 브랜드와 개인의 브랜드를 동일시 여긴 것에 대한 부작용인 셈이다.

리드타임(lead time)이란 말이 있다. 어떤 일에 대한 필요가 발생했을 때 그 필요를 충족시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높은 곳을 오를 때 완만한 경사는 쉽게 오르지만 급한 경사는 오르기가 힘들다. 은퇴가 임박해 준비하면 그만큼 오르기가 힘들어진다.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으로 누구에게나 똑같다. 물리적 시간은 같지만, 생각하고 느끼는 주관적인 시간은 사람들마다 다르다. 마냥 지속될 것 같던 직장생활도 언젠가는 끝에 다다르게 된다. 은퇴에 대비해 주어진 시간을 잘 할애하는 균형잡힌 직장생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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