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지난 2009년 8월 31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013년 WCC 제10차 총회 개최지로 ‘한국 부산’을 최종 선정했다. 이번 WCC 부산총회에서는 ‘한반도평화’에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사진출처: 세계교회협의회 홈페이지)

WCC, 세계교회‧기독교인에게 남북화해 기도 요청
佛대표지도자 틱낫한스님 ‘평화론’ 기대감 높아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6.25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올해 한반도 내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도 해외 종교인들이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며 방한을 앞두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7년마다 개최하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린다. WCC는 세계 110개국 349개 기독교 교단이 가입한 교회협의체다. 천주교를 제외한 개신교회, 정교회, 성공회 등 기독교인 5억 6천만 명을 대표하고 있다. WCC 부산총회는 개신교 역사상 가장 큰 국제적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여인원이 국내외 종교와 정치 등 각계 인사를 비롯해 세계 주요 언론 등 최대 1만 명이 함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WCC는 최근 남북한이 군사 훈련과 미사일 발사 준비 등 위기 상황이 고조되자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남북당사자 간 대화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WCC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 총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남북 당국에 상대를 향한 위협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울라프 총무는 부산총회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의미에 대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는 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희망을 담은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울라프 총무는 부산총회의 주제인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지금 한반도야말로 정의와 평화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모든 기독교인이 한반도에 정의와 평화를 위한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길 기도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1948년 WCC가 설립된 이래 총회 주제로 ‘정의‧평화’란 단어가 들어가기는 부산총회가 처음이라는 점에서도 한반도 평화에 대한 세계 종교인들의 염원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집중 논의된다. 국내외 개신교 인사 수천 명이 한반도 문제를 주제로 4차례 토론할 계획이다. WCC 한국준비위는 부산총회로 한반도 이슈가 전 세계에 확산할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WCC총회는 이웃종교인 천주교와 원불교도 적극 지지의사를 밝혀 종교 화합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도 참석한다. 주최 측은 이번 총회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아시아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초청할 계획이다.

또 오는 5월 세계적 평화운동가이자 명상가로 잘 알려진 베트남 출신 틱낫한스님이 한국을 찾는다. 틱낫한스님은 달라이 라마와 함께 생불(살아있는 부처)로 꼽히는 지구촌의 ‘영적 스승’으로 인정받고 있다. 스님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틱낫한스님은 내달 10일 부산 범어사에서 ‘평화는 가능하다’를 주제로 대중강연에 나선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6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날 강연은 틱낫한스님의 ‘평화론’을 들어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스님이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지, 또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해 어떠한 메시지를 던질지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석가모니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도 한국을 비춘다. 108산사순례기도회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자리다. 내달 2일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에서 열리는 기원법회에 불교지도자들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 각국 대사 등 1만여 명이 참석,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기원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룸비니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은 티베트와 중국 시안, 칭다오 등을 거쳐 법회 당일인 2일 오후 12시 인천항으로 입국한다.

네팔 룸비니의 ‘평화의 불’과 틱낫한스님의 발길이 닿는 5월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불교계에도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천주교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한반도평화의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4월 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교황청 피데스 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한반도 상황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강 주교는 한국과 러시아, 미국, 중국 지도자들에게 한반도평화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월 세계에 보내는 부활절 축복 메시지에서 “아시아의 평화, 특히 한반도의 평화가 있길 바란다”는 뜻을 전해 한국의 평화를 기원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번 한국천주교계의 이 같은 요청에 교황이 어떠한 대답을 피력할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