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유색 페트병에 담긴 소주와 무색 페트병에 담긴 소주가 함께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 2019.12.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유색 페트병에 담긴 소주와 무색 페트병에 담긴 소주. ⓒ천지일보DB

병뚜껑에 빈병 취급수수료도

주류업계, 원부재 가격 올라

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

“인상 관련 논의된 바 없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작년부터 올해에도 지속 이어진 물가 및 먹거리 가격 상승에 소주 원료인 주정 값도 10년 만에 7.8% 오르며 소주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대한주정판매는 지난 4일부터 주정 가격을 7.8% 인상했다.

대한주정판매는 진로발효 등 10개 국내 주정 제조회사가 지분 참여로 만든 판매 전담 회사로 소주 업체에 주정을 판매한다. 소주 업체는 이곳에서 사들인 순도 95%의 주정에 물과 감미료로 희석시켜 소주를 만든다.

한 드럼(200ℓ)당 가격을 살펴보면 과세 주정의 경우 36만 3743원에서 39만 1527원으로 7.6%, 미납세 및 면세 주정의 경우 35만 1203원에서 37만 8987원으로 7.8% 올랐다.

업계는 소주의 핵심 원료인 주정 값이 대폭 인상된 만큼 소주 가격도 함께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012년 대한주정판매가 주정 가격 인상을 단행했을 당시 소주 업체는 한 달 내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원재료 상승으로 인해 맥주와 막걸리의 가격도 오르는 등 소주 가격의 상승도 피할 수 없겠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주정뿐 아니라 소주병 병뚜껑 가격도 인상됐다. 지난 1일 삼화왕관과 세왕금속공업 등 병뚜껑 업체들은 소주 병뚜껑 가격을 평균 16% 인상했다. 맥주 병뚜껑의 경우 지난달 1일 올랐다.

빈 용기 회수를 장려하고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6년 6월 시행된 제도인 빈용기보증금 취급수수료도 마찬가지다. 400㎖ 미만 술의 경우 30원에서 32원(도매 19원에서 20원, 소매 11원에서 12원), 400㎖ 이상 제품은 34원에서 36원(도매 22원에서 23원, 소매 12원에서 13원)으로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다른 식음료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주류업계도 원부자재 가격이나 제조 경비 등 모든 분야에서의 상승으로 인해 제조 원가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비용 절감이나 효율화에 대해 최선을 다했으나 인상 문제에 있어 흡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주뿐 아니라 대부분의 식음료가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고 해서 바로 반영할 수 없는 것 같다”며 “특히 소주의 경우 ‘성인들의 소비재’라는 카테고리가 돼 있는 상황이니 다른 소주 업체들도 고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아직 가격 인상 관련해 논의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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