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은행권이 가계대출 고강도 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오늘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판매를 동시에 중단한다. 주택과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담보대출은 중단되지만,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자금대출과 집단잔금대출, 서민금융상품 판매는 유지한다.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판매는 지난 19일 저녁부터 중단했다. 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 모습. ⓒ천지일보 2021.10.20](https://cdn.newscj.com/news/photo/202201/795266_815865_0010.jpg)
고신용자만 골라서 대출해주나
취약계층 위한 햇살론15상품도 취지 무색
카뱅, 대출자 평균신용평점 은행권 최저
당국 지적에 뒤늦게 중·저신용자 취급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시중은행들이 지난달 취급한 일반신용대출의 신용평점 평균 점수가 900점대로 높은 가운데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가장 낮은 678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취급한 일반신용대출의 신용평점 평균 점수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으로 ▲KB국민은행 925점 ▲신한은행 934점 ▲하나은행 935점 ▲우리은행 842점 ▲NH농협은행 915점이었다. 우리은행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케이뱅크도 821점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에 비해 카카오뱅크는 678점으로 크게 낮았다.
KCB 기준 신용평점으로 820점 이하가 하위 50%인 고객들인데, 대다수가 시중은행 신용대출 문턱이 높아 대출을 받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실제 일부 은행에서 취급 중인 햇살론15(연소득 4500만원 이하이면서 개인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에 최대한도 700만원) 상품조차도 신용등급이 낮다고 가려 받는 것으로 취재 결과 나타났다. 햇살론15 상품은 불법사금융으로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 이상 고금리 대출 이용이 불가피한 최저신용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출시된 정책 상품이다.
서민금융진흥원에 햇살론15 상품을 문의해보니 6개 시중은행 모두 취급하는 것으로 안내를 했다. 하지만 현재 취급 중인 은행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두 곳뿐이었다. 연봉 3천만원에 KCB 기준 신용평점이 450점인 A씨가 두 은행 창구를 방문해 햇살론15 상품을 문의했으나 두 곳 모두 기존 대출이 많은 데다 신용등급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대출이 어렵다고 거부했다. 햇살론15 상품의 취지와 대상 기준을 무색하게 하는 현실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 회장은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은행들이 신용이 좋은 사람만 골라 받으면서 오히려 서민들을 고금리나 사채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이는 결국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것이고, 자력으로 구제가 안 되기 때문에 또 국가에서는 예산을 들여서 구제하는 악순환과 예산낭비가 반복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회장은 “은행들이 포용금융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안전한 이자놀이나 하면서 약탈적 금융을 일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민환 인하대 경영대학원 부원장은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으려고 규제들을 적용하면서 소득은 강조되고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중심으로 감독하니 은행권 문턱이 높아 생계형 대출을 받으려는 저신용자나 취약계층이 가장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DTI(총부채상환비율)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좋은 의미에서 적용했지만 금융기관의 재량권이 줄어들어 서민취약계층은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점점 퇴출되고 있다”며 이는 곧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게 된 꼴’이라고 말했다.

중신용자 대출을 활발하게 내세운 카카오뱅크는 다른 시중은행 대비 낮은 수준의 금리로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KCB 기준 신용점수가 751∼800점대(중신용)인 고객의 신용대출 금리를 보면, 768점인 차주는 카카오뱅크에서 연 4.66%의 금리에 신용대출을 받았다. 비슷한 점수대의 차주에게 케이뱅크는 연 6.15%(787점), KB국민은행은 연 8.27%(756점), 신한은행은 연 9.5%(772점)에 신용대출을 공급했다.
이는 작년부터 고신용 대출을 중단한 채 중·저신용대출(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대출자에 대한 대출)에 몰두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인터넷 전문은행이 중·저신용층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층 위주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한다고 지적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이전까지 신용대출을 연봉 3천만원 이상 고객만 취급했다.
금융당국의 지적에 카카오뱅크는 뒤늦게 지난해 말까지 달성할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를 20.8%로 제시하고, 비중 확대 노력을 벌였다.
작년 8월에는 기존 중신용대출보다 더 낮은 신용점수를 가진 고객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해 대출 가능 고객의 범위를 KCB 신용점수 기준 600점대에서 500점대까지로 확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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