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빚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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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누리 기자] 14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내서 투자)’를 진행한 대출자들에 비상이 걸렸다.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올라도 이자 부담이 10조원 가까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대출금리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3월 한은 금통위는 코로나19발(發)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했다. ‘제로금리’ 시대가 오면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자 일명 ‘영끌·빚투’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18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와 금융불균형, 인플레이션 우려 등 부작용이 대두되면서 지난해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또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진행함에 따라 대출 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영끌족과 빚투족의 이자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 내에서는 조만간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6%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하고 있다. 기준금리 상승은 대출 준거금리인 국채와 은행채 등에 영향을 줘 대출 금리가 오르는 작용을 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이날 기준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3.75~5.51%로 최고금리만 따졌을 때 이미 5% 중반을 넘어섰다.

신용대출 금리도 연 5%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기가 짧은 변동금리형 상품들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이날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3.39~4.73% 수준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한층 더 가중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 9000억원, 카드 사용액을 제외한 가계대출은 1744조 7000억원에 일렀다. 같은 달 가계대출 전체 잔액 중 74.9%는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대출로 조사됐다.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폭인 0.25%p만 올라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3조 2670억원 늘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한은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가 각 0.25%p, 0.5%p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2020년 말과 비교해 각각 3조 2000억원, 6조 4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 부담, 금융기관의 복원력 변화 등을 살펴본 결과 가계, 기업, 금융기관이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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