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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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카드 수수료 인하와 금융당국의 규제,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약 200종이 무더기로 단종됐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카드사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 15일까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각각 143종과 49종의 신규 가입과 유효기간 연장을 중단했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202종이 단종된 데 이어 3년째 200종의 카드가 사라진 것이다.

단종 카드가 늘어난 것은 지난 2012년부터 이어진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문제와 금융당국의 규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9~2020년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부문 영업이익은 2013~2015년 5000억원에서 2016~2018년 245억원으로 떨어졌고, 2019~2020년에는 131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내에서는 시장경제 구조 원리에 따라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카드사에게 수수료 인하를 종용해 빚더미에 앉혔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신용판매 부분이 계속 적자인 상태에서 수수료가 더 인하된 것은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조달금리 상승과 함께 대출 규제도 강화되면서 카드사의 실적 악화는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지난 2018년 하나카드 마일리지 소송 이후 유사 사례를 우려해 줄어들었다는 관측도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카드의 혜택을 축소하다 패소할 경우 고객에게 축소된 부분을 보상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는 해당 카드를 없애버리는 쪽으로 운영 방식을 변경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혜택이 많아 소비자에게 유리하지만, 카드사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혜자 카드’가 줄줄이 단종되고 새로운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지거나 새로운 브랜드로 내놓는 경우가 발생했다.

2020년 이후로 현대카드 제로가 단종되는 대신 ‘제로 에디션2’로 리뉴얼된 것에 이어, 롯데카드의 ‘라이킷펀’ ‘라이킷올’ 등이 ‘라이킷 1.2’ ‘라이킷 플레이’ 등 라이킷 4종으로 재탄생했다.

신규 카드는 2020년 183종에 이어 지난해 12월 15일까지 227종이 새로 출시됐다. 온라인 쇼핑, 배달 서비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소비 트렌드가 비대면·디지털로 급격히 변화한 것도 다양한 새로운 카드 출시에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현대카드를 선두로 시장에 진입한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PLCC)’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2015년 현대카드가 이마트 PLCC를 출시한 이후 ▲2017년 3종 ▲2018년 6종 ▲2019년 7종 ▲2020년 14종으로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선 제휴사의 충성고객을 끌어들이고 비용 및 수익을 서로 분담하는 만큼 초기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쏠쏠한 수입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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