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은행권이 가계대출 고강도 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오늘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판매를 동시에 중단한다. 주택과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담보대출은 중단되지만,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자금대출과 집단잔금대출, 서민금융상품 판매는 유지한다.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판매는 지난 19일 저녁부터 중단했다. 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 모습. ⓒ천지일보 2021.10.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은행권이 가계대출 고강도 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오늘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판매를 동시에 중단한다. 주택과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담보대출은 중단되지만,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자금대출과 집단잔금대출, 서민금융상품 판매는 유지한다.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판매는 지난 19일 저녁부터 중단했다. 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 모습. ⓒ천지일보 2021.10.20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와 대출금리 인상에 따라 올해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97조원에서 멈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가계대출 공급량보다 13조원 이상 줄어든 규모다. 이에 실수요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증가율도 4~5% 수준으로 결정되면서 주 고객층인 고신용자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역전현상과 함께 대출 중단 사태도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의 강력한 총량 관리에 따라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2020년보다 억제됐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628조원대로 추정되며, 이는 전년 말 대비 110조(7.2%) 증가한 수치다.

아직 연말 기준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 증가액은 전달(작년 11월)의 절반에 못 미치는 규모로 예상된다.

같은 해 11월 금감원 속보치 기준 가계대출 증가액은 5조 9000억원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2020년보다 0.8%p가량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가계대출이 112조 3000억원(8.0%) 증가했다.

금감원이 집계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한국은행 가계 신용 동향 통계의 가계대출에서 한국장학재단과 연금기금 대출 등이 제외돼 약 130조원의 차이가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5~6%대로 관리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대출 중단 사태가 잇달았고 실수요자의 고충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전세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고, 집단대출을 계속 공급하면서 증가율이 7%를 넘겼다.

지난해 7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월 평균 11조원을 웃돌은 반면, 금융당국의 강력한 총량 관리가 시행된 8월 이후 증가 속도가 둔화했다. 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과 금융당국의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 4~5%대를 고려하면 올해 공급량은 65조~97조원 선이다. 5.9%대 증가율까지 용인한다고 해도 지난해 증가액 110조원보다 13조원 정도 적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2021년도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1.10.2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2021년도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1.10.21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의 관리강화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며 “총량 관리에 기반하되, 시스템 관리를 강화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4~5%대로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올해 총량 관리로 인한 대출 여력 고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개인의 소득에 연동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기준금리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적용되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인해 차주별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1~2억원을 넘길 수 없게 되면서 실수요자의 고충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차주별 DSR 조치는 개인별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면 연간 원리금 합계가 연소득의 40%(비은행권에서는 50%)를 넘을 수 없다.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 초과자로 규제가 확대된다.

문제는 1~2억원의 대출로는 실질적으로 주택에 입주할 수 있을 만큼의 자금이 되지 않아,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017년 5월 79.3에서 2021년수도권 중 서울보다 경기, 인천의 상승 폭이 더 컸다. 서울은 같은 기간 82.8에서 103.5로 20.7p 올라 상승률 25%를 기록했다. 경기와 인천의 상승률은 각각 39.3%, 36.2%에 달했다. 의왕(62.8%), 구리(61%), 안양(59.4%), 광명(57.8%), 군포(52.3%), 수원(51.5%) 등 일부 경기 지역은 50% 이상 상승률을 보였다. 10월 기준 106.6으로 27.3p 상승했다. 변동률은 34.4%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평균 5억원대를 기록한 서울 아파트값은 KB 통계 기준 10월 기준 12억원을 넘어섰다. 서울 강남권에서 3.3㎡당 1억원 이상 아파트가 쏟아지는 등 문재인 정부 아파트값은 쉴 틈 없이 올랐다.

또 서민의 자금 조달 창구로 이용됐던 카드론 역시 올해부터 차주별 DSR에 포함되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금융권의 차주별 DSR 적용 비율도 올해부터는 50%로 지난해 60%보다 강화됐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 수요 전반을 억제할 것으로 금융위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제로금리 시대’로 불릴 만큼 금리가 매우 낮아 수요자들이 전세자금 대출이나 신축 사업장의 중도금·잔금대출을 한도까지 받으려고 했으나, 금리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천지일보= 남승우 기자] 올해 거래된 수도권 아파트 중 2030이 매매한 비중이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돈줄 옥죄기’에 따라 일부지역에서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무리한 대출을 끼고 주택을 매매한 젊은 층의 피해가 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롯데월드 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천지일보DB
[천지일보= 남승우 기자] 올해 거래된 수도권 아파트 중 2030이 매매한 비중이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돈줄 옥죄기’에 따라 일부지역에서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무리한 대출을 끼고 주택을 매매한 젊은 층의 피해가 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롯데월드 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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