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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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최근 20년간 서울시민의 결혼 건수와 합계 출산율이 반토막났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고 집값 상승에 내 집 마련도 힘들어지면서 결혼과 출산을 늦추거나 포기한 청년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0∼2020년 인구동향 분석 자료를 16일 발표했다. 해당 분석은 지난 2000년부터 2020년까지 통계청 인구 동향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지난해 서울시민의 결혼 건수는 4만 4746건으로 최근 20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9년의 4만 8261건보다 3515건(7.3%) 감소했고, 20년 전인 2000년의 7만 8745건과 비교해도 3만 3999건(43.2%) 감소했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61세, 여자가 31.60세로, 2000년보다 각각 3.96세, 4.35세 높아졌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평균 출산 연령도 지난해 33.98세로 2000년(29.49세)보다 4.49세 높아졌다. 결혼 후 부부가 첫 아이를 낳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2.6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1만 6282건으로 2019년보다 4.1%(690건) 감소했다. 결혼 기간이 3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이 20.6%로 4년 이하 부부 이혼 비율(17.6%)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지난해 이혼한 부부 중 황혼 이혼의 비율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이혼 부부의 평균 결혼 지속 기간은 18.5년으로 20년 전보다 7년 늘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성이 51.1세, 여성이 48.3세로 20년 전보다 각각 10.3세, 10.9세 상승했다.

서울시는 혼인연령이 높아지고 결혼 기간 30년 이상의 이혼이 늘면서 평균 이혼 연령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출생아 수는 4만 7445명으로 2019년보다 11.6%(6228명), 20년 전보다는 64.3%(8만 5709명) 감소했다. 2000년에는 1.28명이었던 합계 출산율은 작년에 0.64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둘째 아이 이상의 출생 비중 역시 47.6%에서 36.4%로 11.2%p 떨어졌다.

출생아는 줄어든 반면 고령 인구 증가로 사망자는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사망한 인구는 4만 5522명으로, 2019년보다 4.0%(1693명) 늘었다. 80세 이상 사망자가 45.7%로 10년 전보다 14.0%p, 20년 전보다는 20.9%p 증가했다.

사망시 나이 변화에 따라 기대수명은 2005년 79.8세, 2011년 82.0세, 2020년 84.8세로 높아졌다. 성별에 따른 기대수명의 차이는 5~6세로 여성이 남성보다 높다.

지난해 서울시민의 작년 주요 사망 원인은 신생물(암)과 순환계통 질환이 절반을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명이었다. 자살은 2010년 2688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2018년 2172명, 2019년 2151명, 2020년 2161명으로 최근에는 큰 변화가 없다.

작년 사망자 수는 출생아 수보다 불과 1923명 적었다. 올해는 서울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첫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월별 통계에서는 이미 7월부터 자연 감소가 관찰되고 있다.

서울시는 “다른 해보다 빠른 인구 감소와 월별 자연 증가 감소 폭을 고려할 때 2021년 서울은 자연 감소로 진입하거나 자연 증가가 0명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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