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천지일보DB](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2/783109_803548_3312.jpg)
李, 보육 주제로 국민선대위
유치원·어린이집 등 공약강조
與 “女정책·공약, 계속 고민”
‘페미니스트’ 신지예, 尹곁으로
野, 여성 표심 위한 인사영입
하태경·이준석 등 우려 목소리
2030 여성 다수 “결정 못 해”
여성단체 “공약 노력 기울여야”
전문가 “제3지대 가능성도”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들이 ‘여성층’을 공략하고 있다. ‘가족리스크’로 제동이 걸렸던 외연 확장에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특히 중도층 가운데서도 부동층인 여심을 휘어잡는 게 승기의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이번 대선이 치열한 박빙 구도로 전개되면서 후보들은 ‘집토끼(지지층을 의미)’와 함께 ‘산토끼(취약층과 중도층을 의미)’도 공략하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선대위) ⓒ천지일보 2021.12.20](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2/783109_803549_3312.jpg)
◆李 “육아·보육, 국가의 책임”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전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전 국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보육 분야의 완전한 국가 책임”을 강조하며 여심을 공략했다. 그는 “출생은 개인이 선택하지만 보육·양육·교육은 완전히 국가, 공동체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출산·육아·보육이 개인의 책임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며 “우리 사회 성장이 정체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진 게 이유일 것이고, 출산·육아·양육·보육 책임을 개인이 전적으로 부담하고, 특히 여성이 거의 전담하사디시피하는 비생산적 구조에 기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어떻게 하면 여성을 일터로 보낼까 고민했다면 이제 어떻게 하면 남성을 집으로 보낼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보육, 육아 또 양육, 출산, 위탁, 입양 같은 모든 문제를 포함해 결국 국민 생명 우선, 국민 우선. 실용 우선 그런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이뤄지면 좋겠다”며 “결국 부모에게 양육 책임을 다 맡기다 보니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은 고통 속에 반인륜적 결정을 해야 하는 고통스런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고, 국가는 부모와 자녀가 분리되게 될 경우 더 큰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동안 선대위가 발표한 ▲초등돌봄 최소 오후 7시까지 제공 ▲출산휴가·육아휴직 자동 등록해 사용 제고 ▲유치원과 보육시설 통합 등도 언급했다. 선대위 회의에는 위탁부, 위탁모, 싱글맘, 싱글대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일반인 8명이 참석했다.
이러한 이 후보의 행보는 보육 분야를 계기로 남성의 육아휴직 안착 등을 언급하며 여성층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으로서는 여성에 지지율이 밀리고 있다는 조사가 많이 나와서 여러 가지 해석을 놓고 분석하고 있다”며 “여성에 관련된 공약은 물론 다양한 정책들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尹, 청년·여성 ‘산토끼’ 공략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역시 청년과 아울러 여성층을 노리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디지털 플랫폼 정부’와 ‘30대 장관 선출’을 언급한 데 이어 전날엔 ‘페미니스트’ 신지예 한국정치네트워크 전 대표를 영입해 ‘산토끼’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전날 신 대표를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하고 환영식을 열었다. 특히 신 전 대표의 페미니즘 주장에 국민의힘 내에 비판적인 분위기가 적지 않은 분위기 속 영입을 확정했다.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은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과만 더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우리와 생각이 다른, 거리가 있는 분들도 우리 편으로 함께 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응당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이날 환영식에서 “선입견을 걷어내고 국민들이 생각하는 요구와 기대를 폭넓게 저희가 들여다봐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활동을 해오신 분을 모셔야 국민들이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고, 무슨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지예씨도 과거 상당히 진보적인 진영에서 활동을 해오셨는데, 대화해보면 국민의힘에 계신 분들과 큰 차이가 없다”며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전 대표는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2030세대 여성의 목소리를 정치권에서 대변해온 인물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여러 차례 의견 충돌이 있기도 했다.
그런데도 신 전 대표를 영입한 건 부동층 중 2030세대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윤 후보의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당 안팎으로 신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의 메시지가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신 전 대표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국힘(국민의힘)은 페미니스트들의 대안이 될 수 없죠”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었다.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신 전 대표의 영입을 공개 반대했다.
하 의원은 “페미니즘을 추가하면 젠더 갈등은 해소되고 청년 지지층이 더 오를 것이라는 아주 간단한 생각일 것”이라며 “무슨 요리법처럼 여기저기서 한 스푼씩 넣는다고 청년 지지가 확 살아 오르는 게 아니다. 젠더 갈등을 가볍게 보는 윤석열 선대위의 시선이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대표도 신 전 대표의 합류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는 “새시대준비위원회에서 하는 일이나 김한길 위원장의 의사를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이수정 교수와 마찬가지로 당의 기본적인 방침에 위배되는 발언을 하면 제지하고 교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성대회에서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과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허 회장,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천지일보 2021.11.9](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2/783109_803551_3312.jpg)
◆갈 곳 잃은 女心 어디로?
현재 2030세대 여성들 중 다수는 아직 부동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TV조선이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내년 대선에서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는가’라는 물음에서 20대 여성은 74.5%, 30대 여성은 65.2%가 각각 ‘아직 못했다’고 답했다.
이렇듯 대선의 초침은 빨라지고 있지만 여성층은 아직 제대로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양당 후보가 2030세대와 남성 표심에만 몰두하면서 여성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한국여성단체협회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윤석열 후보 모두 우리 사회 성차별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며 “젠더 폭력과 여성 안전 문제, 임금 차별 등 여성과 관련된 이슈가 중요하다고 여긴다면 정책과 공약 등 고민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여성들의 표심이 제3지대로 갈 것이라는 전망하기도 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단순 인재 영입만으로는 여성들의 마음을 휘어잡기 힘들 것”이라며 “양성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후보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지난 선거(4.7 재보궐선거)와 마찬가지로 제3지대로 여심이 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4.7 재보궐선거에서 20대 여성들은 제3지대와 군소정당의 후보에 투표한 바 있다. 지난 재보궐선거 당시 방송3사(KBS·MBC·SBS)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 유권자의 15.1%가 거대 양당이 아닌 군소정당, 무소속 등 제3지대에 표를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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