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8

“6월, 9월 모평과 비슷한 난이도”

“마스크 적응돼 불편하지는 않아”

시험 끝난 수험생 격려 인파 가득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오주영·정승자·김민희·안채린 수습기자] “그동안 뒷바라지 했으니 아빠한테 수고했다고 해야지. 우리 딸도 고생했어!”

18일 오후 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막을 내린 가운데 서울 종로구 덕성여고에는 수험생들을 향해 격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 들렸다.

수험장 출입문 주위에는 수험생을 기다리는 이들로 장사진이 펼쳐졌다. 응시시간이 종료되는 오후 5시 35분쯤 하나 둘씩 수험생이 나오자 학부모, 연인, 동생,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결과에 상관없이 12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고 나온 모습을 박수와 격려로 맞았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대체로 6월, 9월 모의평가(모평)와 비슷하거나 쉽게 출제됐으나, 처음 시행되는 문·이과 통합체제로 인해 수학은 어려웠다는 평이였다.

이번 수능은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 체제로 치러졌다.

문·이과 구분 없이 국어에서는 공통으로 ‘독서, 문학’을 보고, 선택 과목으로는 ‘화법과 작문’과 ‘언어와 매체’로 시험 봤다. 수학은 공통과목으로 ‘수학Ⅰ, 수학Ⅱ’를 보고 선택과목에서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1개를 선택해 시험을 치뤘다.

보성여고에 재학 중인 박유빈(19, 용산구)양은 올해 처음 문·이과 구분 없이 수능을 치른 것에 대해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시험 칠 과목을 골라서 응시할 수 있었다. 고난이도 문항은 적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너무 어려웠다”며 “수학이 자신 있는 과목 중 하나였지만, 오늘 수학을 너무 못 봐서 재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구에 거주하는 정다현(19)양은 “문·이과 통합 후 첫 시험인데 수학은 6·9월 모평보다 어려웠고 이과에 유리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며 “그래서 수학에 기대를 두진 않는다. (수학은) 확실히 통합전보다 난이도가 어려워진 것 같다”고 했다.

친구와 함께 수험장을 빠져 나온 정지영(19)양은 “영어는 6월, 9월 모의평가(모평)보다 쉽게 출제 된 것 같다”면서도 “수학은 어려웠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함께 제주도와 일본 여행을 갈 것”이라고 홀가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2년 동안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공부하다보니 시험 칠 때도 마스크가 익숙해서 불편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가림막으로 혼자 먹어서 불편했다”고 말했다.

길을 가다가 수험생들이 나오는 광경을 보고 싶어 대기한 사람들도 있었다.

군복을 입고 친구랑 수험생을 기다리던 김영일(가명, 22)씨는 “수험생을 기다리는 가족들과 수험생의 모습을 보고 싶어 왔다”며 “지난 과거 수능 쳤을 때도 생각나기도 하고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수시로 대학을 입학해 수능을 못 본 커플도 “수험생들과 기다리는 학부모들의 모습이 신기하고 궁금해서 구경하러 왔다”고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이 아빠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이 아빠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8

수능을 마치고 나온 자녀들을 배웅한 학부모들은 연신 수험생의 등을 두드리거나 포옹하며 아낌없이 격려와 위로를 보냈다.

학부모 김영배(가명, 44, 남)씨는 “딸이 수능을 준비하느라 일년 동안 많이 고생해서 장하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딸과 시험 후에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맛있게 식사할 수 있는 기분으로 (시험장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박재영(51, 남, 서울 은평구)씨는 “그동안 딸이 예체능(디자인)을 준비하며 고생하고 최선을 다했으니 앞으로는 실기를 준비할 계획”이라며 “딸이 제일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구에 거주하는 김영순(가명, 49)씨도 “그간 딸이 다니는 학교에 확진자가 나오기도 하고, 공부한다고 신경을 많이 써서 위장도 안 좋아 병원도 자주 가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건강하게 무사히 시험 치르게 돼서 다행이다”며 “그것으로 만족한다. 앞으로 대학일정이 정해지고 여유가 생기면 제주도로 함께 여행가자”고 격려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이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이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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