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취업난과 역대급 물가상승률로 인해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이 최악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019년 5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취업난과 역대급 물가상승률로 인해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이 최악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019년 5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DB

한경연 체감경제고통지수 집계

청년 자영업자 폐업률 증가

부채증가로 재무건정성 악화

“기업 옥죄니 해외유출 가속”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경기침체 속에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올해 상반기 청년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이 역대 최악 수준이다. 여기에 9년 만의 역대급 물가상승률까지 더해져 청년들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2015년 집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경제고통지수를 재구성해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가 2015년 집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경제고통지수는 특정 시점의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국민의 경제적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다.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연령대별 체감실업률에 연령대별 물가상승률을 더해 산출한다.

연령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청년층(15∼29세)이 2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60대 18.8, 50대 14.0, 30대 13.6, 40대 11.5 등의 순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고용 한파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올해 상반기 25.4%로 30대(11.7%)의 2.2배, 40대(9.8%)의 2.6배로 2배 이상었다. 2015년 21.9%에서 2019년 22.9%로 4년간 1.0%포인트(p) 올랐지만, 그 이후 2년 반 만에 2.5%p나 더 상승했다. 배 이상 가파른 속도다.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 추이 (제공: 한국경제연구원) ⓒ천지일보 2021.11.14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 추이 (제공: 한국경제연구원) ⓒ천지일보 2021.11.14

청년 물가상승률도 2018년 1.6% 이후 0%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상반기 1.8%로 급등했다. 청년 자영업자 상황도 녹록치 않아 청년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2020년 기준 20.1%로 전체 평균(12.3%)의 1.6배였고, 2015년 19.8%보다 0.3%p 올라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악화됐다. 반면 다른 연령대는 같은 기간 모두 폐업률이 줄었다.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도 나빠졌다. 청년층(29세 이하 가구주)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5년 16.8%다. 60세 이상(13.4%) 다음으로 가장 낮았으나 2017년(24.2%)을 기점으로 전 연령대를 제치고 지속해서 상승하더니 2020년에는 32.5%로 최고치까지 솟았다. 이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청년층의 부채 증가 속도가 자산 증가 속도보다 월등하게 빠르기 때문이라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청년층 부채는 2015년 1491만원에서 2020년 3479만원으로 연평균은 18.5% 올랐지만, 자산은 8864만원에서 1억 720만원으로 연평균 3.9%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이같이 청년들의 취업난에는 문재인 정부의 기업 옥죄기 반(反)기업 정책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끝이 보이지 않는 청년 취업난 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하면서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면서 “우선 기업규제 혁파, 고용 유연성 확보 등 민간의 고용 창출 여력을 제고해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청년 고용률이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45%다. 100명 중 55명의 청년은 놀고 있다는 얘기다”면서 “이 같이 된 데에는 현 정부가 자꾸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지 않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저임금을 과도하게 올렸고, 강제로 주52시간을 시행하게 했고, 법인세는 22%에서 27%로 올렸다. 이 때문에 한국기업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작년 말 기준으로 유입보다 유출이 5배나 많았다. 곧 우리 기업들이 기업하기 어려운 한국보다 차라리 해외에다 공장을 짓고 나가려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이로 인해 결국 가장 고통 받는 것은 청년들인 것이다. 졸업을 하고 사회에 갓 진출한 청년들이 기업에 취업을 해야 하는데, 문정부의 이러한 기업하기 어려운 정책으로 인해 고용이 활발하지 않으니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남은 임기 중에라도 빨리 친기업적으로 전향하지 않으면 청년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G20 정상회의를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급망 회복력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G20 정상회의를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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