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정촌일반산단에 지상 2층, 연면적 4066㎡ 규모로 들어선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 전경. ⓒ천지일보 2021.10.8
지난 2015년 정촌일반산단에 지상 2층, 연면적 4066㎡ 규모로 들어선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 전경. ⓒ천지일보 2021.10.8

인사위서 4명 해고·5명 견책

“트집 잡아 시말서·경고 남발”

노조원 34명→12명 대폭 줄어

“‘노조무력화’ 센터장 사퇴하라”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무더기 해고·징계를 불러온 경남 진주수퍼마켓협동조합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정부와 진주시 등 지자체는 지난 2015년 중소상인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총사업비 70억원을 들여 정촌에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를 세웠다.

정촌일반산단에 지상 2층, 연면적 4066㎡ 규모를 갖춘 물류센터의 운영은 그동안 진주수퍼마켓사업자협동조합이 맡아왔다.

이후 이곳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물류센터의 운영·경영·재무구조 등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초 노조를 꾸리게 됐다. 7월에는 가입 조합원이 직원 55명 중 34명까지 늘어나는 등 많은 호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진주수퍼마켓협동조합 측은 노조원이 늘어나던 지난 8월 직원 10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4명을 해고하고 5명을 견책하는 징계를 내렸다. 나머지는 사직서를 쓰고 자진 퇴사했으며 징계받은 이들 대부분은 노조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몇몇은 위생모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복무규정 위반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 가정이 있는 개인에게 내려지는 가장 가혹한 처분인 해고를 사용자가 남발했다는 노조 측의 주장이다.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진주수퍼마켓협동조합지회에 따르면 여기에는 상근직 이사이면서 ‘경영자’ 역할을 해온 박모 이사의 개입이 있었다. 노조 가입이 이뤄지던 7월경 박 이사는 조합원들을 한명씩 불러 불이익 취급 언급 등 노사에 압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신청을 준비하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력 반발에 나섰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진주수퍼마켓협동조합 노조가 7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모 이사(센터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8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진주수퍼마켓협동조합 노조가 7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모 이사(센터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8

7일 노동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진 측은 이미 노조의 5차례에 걸친 단체교섭 요구를 불법거부해 김 이사장과 박 이사(센터장)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려 했으나, 노동부를 믿고 중재 자리에 나갔다”며 “그러나 박 이사는 이유 없이 불출석했고 김 이사장은 추석 전에 단체교섭을 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이사는 취업규칙을 어겨가며 직원들을 무단징계했으며 지금 이 시각에도 노조를 무력화하는 작업을 물밑에서 벌이고 있다”며 “노조원들을 예고없이 현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곳으로 기습 배치했으며, 이들이 노조 탈퇴를 하자 그제야 있던 곳으로 돌려보냈다. 또 노조원의 언행을 트집 잡아 시말서와 경고를 남발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박 이사가 노조 활동을 보장했다고 주장했는데 한때 50여명의 직원 중 34명에 달하던 노조원 수가 이제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이게 과연 노조 활동을 보장한 결과인가”라고 물으며 “직원들을 이간질하고 상근직이면서도 무단결근·지각·조퇴가 일상인 박 이사는 부정경영을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또 “시민의 재산으로 세워진 물류센터는 투명하고 바르게 운영돼 회원들에게 ‘착한가격의 좋은제품’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회원들 장사도 잘되게 해줘야 한다. 앞으로 우리들은 수퍼조합의 부정경영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모든 법적·도덕적 책임을 철저히 물어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박 이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결국 연락은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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