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천지일보 2021.2.25
네이버와 카카오. ⓒ천지일보 2021.2.25

최근 3주간 삼성전자·엔씨·LG화학 등 공매도 상위권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정부와 여당의 규제 우려 움직임에 크게 급락했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 한 주간 공매도 거래대금이 국내증시 종목 중 가장 많으면서 공매도 공격의 대상이 됐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10일 카카오의 공매도 거래액은 2594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 기업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전주(8월 30일∼9월 3일, 286억원) 대비 무려 807% 늘어난 규모다.

특히 지난 8일에는 1759억원이 거래되며 지난 5월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한 종목의 일간 공매도로는 가장 많은 금액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그다음 날인 9일 하루 동안 공매도가 금지됐다.

최근 금융당국, 공정거래위원회, 정치권 등에서 잇따라 온라인 대형 플랫폼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카카오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에 투자자들도 카카오에 대한 공매도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는 주식을 먼저 판 뒤 나중에 이를 사들여 그 차익을 노리는 투자 기법으로 주가가 하락해야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규제에 대해선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세계 흐름 속에 역행하며 관련 산업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느냐, 아니면 다시 뒤쳐지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선도적인 국가로 세계 최고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골목상권을 지키고 기존 산업을 지켜야 된다는 이유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한국을 대표하는 플랫폼 혁신기업에 규제의 칼날을 들이댄다면 세계 흐름 속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한국을 대표하는 플랫폼 기업을 더 육성해야 하며, 플랫폼기업에 대한 규제를 철회하고 기존산업과 상생하는 정책으로 선택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주간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권에는 삼성전자(3436억원), 카카오(3292억원), 엔씨소프트(2914억원), LG화학(2518억원) 등이 올랐다. 카카오를 비롯해 엔씨소프트, LG화학은 최근 각사의 개별 이슈로 주가가 약세를 보인 대형주들이다.

이 기간 엔씨소프트의 경우는 신작 ‘블레이드&소울2(블소2)’의 부진이 향후 실적 및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자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의 비중이 6.7%로 삼성전자(1.9%), 카카오(3.5%), LG화학(4.1%)보다 컸다. 증권사들도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지난 10일 코스피200에 특례로 편입된 카카오뱅크, 크래프톤은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종목 1·2위에 올랐다. 당일 카카오뱅크의 공매도 거래액은 1624억원, 크래프톤은 178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은 각각 34.74%, 28.63%였다. 거래 비중으로는 증시 종목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첫 번째, 크래프톤이 세 번째로 컸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이 코스피200 편입으로 공매도가 가능해진 만큼 롱숏 전략과 관련한 공매도에 주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롱숏 전략은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종목을 공매도하는 식으로, 서로 다른 종목에 대해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취해 헤지(위험회피)를 하는 투자를 말한다.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다른 동종 기업들에 비해 높아 이들 기업이 공매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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