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용산구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7.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용산구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7.2

8월 거래량, 7월의 1/3 수준

KB통계서 전국 주택값 1.5%↑

상승률 14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요 늘고, 지원금 풀린 영향”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치솟은 집값에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서울아파트 거래량이 지난달의 1/3 수준에 그쳤지만 일부 단지들의 신고가 행렬은 계속되는 양상이다. 또 수도권의 집값이 전체를 견인하며 집값 상승률도 1.50%로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금리는 올랐지만,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푼다고 밝힌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442건으로 지난달(4609건)의 31.2%에 그쳤다. 주택거래신고일은 계약 후 30일 이내로 추후 거래량이 늘 수 있지만, 추세로 볼 때 올해 최저 거래량을 기록했던 지난 4월(3666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거래량이 급감한 이유를 두고 ‘집값이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을 꼽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자주 언급하던 ‘집값 고점론’처럼,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치솟던 집값이 고점에 달해 더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매수자들이 거래에 신중해졌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0.5%에서 0.75%로 0.25%p 올리면서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아직 시장에선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에선 76.5㎡형 주공아파트(4층)가 25억 8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고, 마포구의 84.89㎡형 아파트도 19억원(17층)에 거래되며 가격 천장을 한층 높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금리가 0.25% 오른 걸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집주인들은 물건을 내놓지 않으려 하고, 내놓더라도 가격을 올리는 상황인데, 매수자들은 금리가 올라도 ‘내 집’은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면서 계약이 꾸준히 성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 주택매매가격 월간 증감률. (제공: KB국민은행)
지역별 주택매매가격 월간 증감률. (제공: KB국민은행)

집값 고점론이 확산했고 금리가 오름에 따라 거래량이 급감했지만,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이날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1.50%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1.17%보다 0.33%p 오른 수치로 지난 2006년 12월 1.86% 이후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는 1.98%, 단독주택은 0.22%, 빌라 등 연립주택은 0.82% 올랐다.

인상폭이 이같이 커진 데는 수도권의 영향이 컸다.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이달 1.88% 오르며 전월(1.46%)보다 0.42%p 많이 올랐다. 특히 인천이 2.59%로 전달보다 0.64%p 많이 올랐고, 경기도 2.24%로 전달보다 인상폭이 0.54%p 증가했다.

김병기 리얼하우스 팀장은 “현재의 추세가 올해까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거래량이 준다고 해서 집값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급이 지나치게 적어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고, 여기에 2030을 넘어 1020까지 수요층이 다양해지면서 집을 사려는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많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리가 인상됐다고는 하나, 정부가 코로나19 지원금으로 수 백조원 더 푼다고 밝힌 이상 이 돈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감에 따라 집값은 계속 오를 전망”이라며 “정부도 코로나19로 돈을 안 풀 수가 없는 상황에서 돈을 풀면 집값이 오르니 ‘딜레마’에 빠졌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운선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교수는 “실수요자가 많지만, 그동안 공급이 지나치게 적었다”며 “금리가 올라도 실수요자가 늘어나면 집값은 결국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돈의 양극화’에 대해 언급하며 “돈을 가진 사람들이 투자할 곳이 없다”면서 “정치적인 변수들이 있어, 여유 자금을 가진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부동산의 비중을 늘린 영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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