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국내 신용평가업 경쟁도 평가 결과 오랜 기간 대형 3사가 시장을 균분해 시장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권 특성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급격한 진입확대 정책은 부작용이 클 수 있어 제도개선을 통한 경쟁촉진에 집중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제2기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 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신용평가업 등 경쟁도 평가 및 진입규제 개선방안’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내 신용평가 시장은 연간매출 1400억원 규모다. 전체 인가를 받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3개사와 부분인가를 받은 서울신용평가 1개사가 영업하고 있다. 현재 시장은 전체인가를 받은 3개사가 시장의 3분의 1씩 균분하는 상황이 지속되며 ‘고(高)집중 시장’으로 분류됐다.
서신평의 시장 점유율은 약 2.5% 수준에 그친 반면 전체인가를 받은 3사는 신용평가 시장 97.5%를 차지하고 있다.
소수의 사업자가 시장 점유율을 균분하면서 시장집중도를 나타내는 HHI(허핀달-허시먼) 지수는 3200으로 분석돼 고집중 시장으로 분류됐다. HHI 지수는 각 참여자의 시장 점유율(%)의 제곱 합으로 계산하며, 1200 미만이면 경쟁 시장으로 분류된다. 1200~2500은 집중시장, 2500 이상은 고집중 시장으로 본다.
경쟁도평가위원회는 신용평가업의 특성과 신용평가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 제도개선을 통한 경쟁 촉진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다만 급격한 진입 확대보다는 제도 개선 과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인가제도 개선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급격한 진입확대 정책 추진 시 경쟁 촉진에 따른 신용평가 품질 개선 효과보다 등급 인플레이션 부작용, 시장 혼란 발생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그동안 시장 상황 변화, 제도 개선 노력 등으로 경쟁은 심화하고 품질개선 효과도 어느 정도 나타난 것으로 평가됐다. 최근 발행사의 평가사 교체 수가 증가하고 수수료도 낮아졌다. 같은 대상을 두고 평가사별로 평가등급이 다른 비율(스플릿)로 소폭 늘었다.
신용평가를 받은 기업의 연간부도율도 꾸준히 하락했다. 설문조사 결과 기관투자자와 전문가의 만족도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규율 강화와 신용평가 품질제고를 위한 추가적인 제도개선 과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추후 시장진입의 예측가능성과 실효성 제고를 위해 인가제도 개선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위는 위원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앞으로 신용평가업 경쟁도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