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장 및 콘크리트판 훼손
기둥·벽에 금 간 부위 많아
콘크리트 부식된 곳도 있어
‘팬케이크 붕괴’ 수색 난항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지난 24일(현지시간) 이른바 ‘팬케이크 붕괴’가 일어난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아파트가 2018년 안전 점검에서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건물 야외 수영장 아래 콘크리트판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지하 주차장 기둥과 벽에 금이 간 부위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 당국이 공개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2018년 건물을 점검한 건축기사 프랭크 모라비토는 보고서에 야외 수영장 아래 콘크리트판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지하 주차장 기둥과 벽에 금이 간 부위가 많다고 기록했다. 특히 수영장을 둘러싼 상판 아래 방수제 하자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만간 방수제를 교체하지 않으면 콘크리트 부식이 상당히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보고서에는 창문과 발코니 문틈으로 물이 샌다는 주민 불만과 여러 집 발코니의 콘크리트가 부식된 상태라는 내용도 있다.
아파트 관리를 맡은 주민위원회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조만간 대규모 보수작업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건물의 상태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주민위원회 측 케네스 디렉터 변호사는 “공사를 시작하기 직전 아파트가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물이 붕괴할 수 있을 만큼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점을 주민들이 알았으면 완전히 다르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프사이드 운영위원인 엘리아나 솔즈하우어도 “주민위원회는 아파트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명확히 보고받았지만 조처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파트 붕괴로 인한 실종자는 159명이다. 행방이 확인된 거주자는 102명에서 120명으로 늘었다.
구조팀은 생존자 발견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무너지지 않은 건물 부분도 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해서 구조 작업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대가 섣불리 움직였다간 추가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팬케이크 붕괴는 다른 형태 붕괴보다 사상자가 특히 큰 편이다. 여러 층이 눌려 쌓이는 탓에 잔해 속에 사람이 있을 만한 공간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참사에선 팬케이크 붕괴 외 다른 중류의 붕괴 흔적도 발견돼 잔해 속 곳곳에 공간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없진 않다고 보고 수색 소식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붕괴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붕괴 모습이 담긴 영상은 아파트 중심이 먼저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고 바다와 가장 가까운 부분은 흔들리다가 몇 초 후에 무너졌다.
건물 전체 130여채의 절반가량이 피해를 입었으며 구조대원들은 붕괴 후 첫 1시간 만에 크레인과 사다리를 이용해 35명을 대피시켰다.
실종자 중에는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도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스라엘 국민 20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에서 온 22명도 실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