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달 13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이건희 미술관' 부산유치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 부산시) ⓒ천지일보 2021.6.3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달 13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이건희 미술관' 부산유치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 부산시) ⓒ천지일보 2021.6.3

미술관 50% 이상 수도권 편중

“지역 대한 정부 시각 ‘시험대’”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부산시가 3일 이건희 미술관 건립을 ‘공모방식’으로 추진할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식 건의했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건희 미술관을 북항에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처음으로 밝히면서 “북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이미 건립 중인데 이건희 미술관이 나란히 들어선다면 세계적 문화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지난달 13일 이건희 미술관 유치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관련 전문가들이 입지선정, 운영방식, 가이드라인 등을 수립하고 유치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문체부에 공모 절차로 선정할 것을 제안했다.

상당수의 지자체가 학연·혈연·지연 등의 이유로 유치 의사를 밝히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예술계에서는 ‘공모 절차 없이 입지가 결정된다면 탈락한 지역의 반발이 거셀 뿐 아니라 수준 높은 작품을 기증한 고인과 유족의 뜻에 반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 문화시설의 36% 이상, 그중에서도 미술관의 경우 50% 이상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종로구관), 덕수궁관, 과천관, 청주관 등 전국에 4곳이 있으나, 이 모두가 수도권과 충청권에 자리하고 있어 문화예술 불균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시는 지난달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과 초당적 협치로 이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은 “부산의 미래가 걸린 현안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새로운 발전의 한 축으로 만들기 위해 여·야·정이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아낌없이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박형준 시장은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문화의 힘을 전 국토로 확장해 나라 전체가 품격있는 문화국가로 격상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건희 미술관은 수도권이 아닌 다른 지역에 들어서야 한다”며 “이번 이건희 미술관의 입지 결정 과정은 중앙정부가 지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말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 측은 미술품과 문화재 2만 3000여점을 국립현대미술관·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했다. 현재 전국 20여개에 달하는 지자체는 이건희 미술관 건립을 위한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으며 문체부에서는 이달 중 별도의 건립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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