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동월 대비 0.3%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6.4% 상승했다. 장마에 따른 출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채소류가 16.3% 상승하며 농산물 가격이 4.9% 올랐다.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0.8.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통계청, 2021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농산물 가격 및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파 130%·달걀 45% 등 상승… 마늘 53%↑

석유류 23.3%↑… 12년 8개월 만에 최고치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물가는 2개월 연속 2%대 상승을 이어갔다.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제유가가 급상승하고 농산물 인상분이 재료비에 반영되면서 공업제품뿐 아니라 서비스가격까지 전체 물가가 치솟았다.

다만 통계청은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 영향이 큰 만큼 여전히 인플레이션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농축수산물과 국제유가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에는 물가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년=100)으로 1년 전보다 2.6% 상승했다. 이는 2012년 4월(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소비자물가는 작년 10월부터 4개월 연속 0%대의 낮은 상승률을 보이다 5월(-0.3%)에는 마이너스 물가를 찍었다. 이후 6월(0.0%) 보합을 보인 후 7월(0.3%)부터는 9월(1.0%)을 제외하고 0%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올해 2월(1.1%), 3월(1.5%) 2개월 연속 1%대를 나타내다 4월(2.3%)에는 2018년 11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2%대를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2개월 연속 2%대 상승을 보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증가 양상은 지난달과 거의 유사하다”며 “농축산물 가격이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 등으로 오름세가 지속됐고, 소비재 가격도 지난해에 국제유가 급락으로 낮았던 기저효과에 따라 큰 폭 상승했다. 특히 석유 가격이 오른 게 물가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한 해 전보다 4.0% 상승했다.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하락했으나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서비스가 모두 상승했다.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농축수산물은 작황 부진과 AI 여파에 1년 전보다 12.1% 상승했다. 농산물은 채소류(11.6%)를 포함해 가격이 16.6% 오르면서 전체 물가상승에 0.69%p 기여했다. 특히 파 가격이 130.5% 올랐고 고춧가루는 35.3%, 마늘 53.0%, 쌀 14.0% 등 가격이 올랐다. 반면 양배추(-40.8%), 당근(-20.2%), 생강(-20.2%), 양파(-10.1%) 등은 전년보다 가격이 하락했다.

축산물은 달걀이 45.4% 상승하고 국산 쇠고기가 9.4%, 돼지고기 6.8% 등이 오르면서 10.2% 상승했다. 수산물은 0.5% 올랐다.

공업제품 물가는 2012년 5월(3.5%) 이후 최대 상승 폭인 3.1%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23.0%), 경유(25.7%), 자동차용 LPG(24.5%) 등 석유류 가격이 23.3% 급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석유류는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업제품은 2012년 5월(3.5%) 이후 9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도시가스(-10.3%), 전기료(-2.1%), 지역난방비(-2.6%) 등이 내려가면서 전기·수도·가스 가격은 4.8%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7월 도시가스가 인하된 조정단가가 적용된 데 이어 전기료도 2.2% 떨어지면서 전기·수도·가스 물가를 끌어내렸다.

서비스는 1년 전보다 1.5%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2.5% 올랐고 공공서비스는 0.7% 하락했다. 개인서비스 가운데 외식 물가는 2.1%, 외식 외 물가는 2.8%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2018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2.5% 상승세를 지속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외식물가는 2019년 3월(2.3%), 외식 외 물가는 2017년 10월(2.9%)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공동주택관리비(7.3%), 보험서비스료(9.6%) 등이 오르면서 외식 외 서비스 물가가 2.8% 상승했다. 구내식당식사비(4.4%) 등 외식 물가도 2.1% 올랐다.

집세는 1년 전보다 1.3% 오르며 2017년 11월(1.4%)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는 2018년 3월(1.9%) 이후 최대 상승폭인 1.8%, 월세는 2014년 8월(0.8%) 이후 최고 상승률인 0.8%를 보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5%,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2% 올랐다. 근원물가는 2017년 9월(1.6%)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3% 상승하고 신선식품지수는 13.0% 상승했다. 이는 2017년 8월(3.5%)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