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달 25일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 손정민씨의 발인식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엄수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달 25일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 손정민씨의 발인식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엄수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새벽3시38분 이후 두사람의

파악되지 않은 행적들, 미궁’

물에 들어간 이유도 미스터리

휴대전화 바뀐 경위도 미파악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의 사망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인 내용을 이례적으로 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민에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 당일인 지난달 24~25일 상황을 재구성해봤으나 여전히 의문점이 남았다.

28일 경찰이 전날 공개한 A4용지 23쪽 분량의 수사결과 중간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토요일) 오후 9시 27분부터 손씨의 친구 A씨는 손씨와 또 다른 친구에게 함께 술을 먹자고 연락했다. 이때 만남을 약속하게 된 손씨는 오후 10시 48분경 잠원동 성당 앞에서 A씨를 만났다.

오후 10시 53분경 한 편의점을 찾은 손씨와 A씨는 소주(360ml) 2병과 청하(300ml) 2병을 구입해 반포한강공원으로 이동했고, 오후 11시 8분쯤 도착했다.

오후 11시 14분 또 다른 편의점을 찾은 손씨와 A씨는 과자 등을 구입했다. 이어 11시 33분 편의점을 찾은 손씨는 돗자리와 음료수를 구입했다. 이들은 강가로부터 약 10m 떨어진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았다.

손정민씨 목격자들의 위치. ⓒ천지일보 2021.5.27
손정민씨 목격자들의 위치. ⓒ천지일보 2021.5.27

자정을 넘긴 25일(일요일) 0시 45분 손씨와 A씨는 다시 편의점을 찾아 소주(640ml) 1병과 막걸리 1병(750ml), USB케이블 1개를 구입했다. 새벽 1시 9분 손씨는 휴대전화로 ‘00치킨’을 검색했고, 1시 24분 모친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새벽 1시 31분 손씨와 A씨는 함께 다시 편의점을 찾아 소주(640ml) 1병과 막걸리(750ml) 2병을 구입했다. 1시 33분 손씨는 배달라이더와 통화했다.

새벽 1시 17분부터 1시 56분까지 두 사람은 동영상 촬영(5개)을 했다. 주로 손씨가 A씨를 촬영하면서 손씨의 목소리가 담긴 영상이었다. 논란이 됐던 ‘골든 건’은 1시 56분경 촬영됐다. 새벽 2시부터 3시 38분경까지 두 사람은 돗자리 부근에 함께 있었다.

◆함께 있는 모습 3시 38분 ‘마지막 목격’

새벽 2시 10분쯤 두 사람이 잠든 상태의 모습이 보였고, 2시 18분 A씨가 등에 가방을 멘 채로 앉아서 손씨를 흔들어 깨우는 장면이 목격됐고 목격자의 사진에도 찍혔다. 3시쯤 A씨는 구토를 했고, 손씨는 돗자리에서 잠든 모습이 보였다.

목격자가 지난달 25일 새벽 2시 18분경 촬영한 사진. 손정민씨(누운 상태)와 손씨의 친구 A씨(앉은 상태). (출처: 경찰청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 관련 설명자료 캡처)
목격자가 지난달 25일 새벽 2시 18분경 촬영한 사진. 손정민씨(누운 상태)와 손씨의 친구 A씨(앉은 상태). (출처: 경찰청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 관련 설명자료 캡처)

3시 30분쯤 돗자리에 웅크린 채 앉아 있는 A씨가 보였고, 또 다른 목격자는 A씨가 손씨를 툭툭치고 흔들면서 깨우는 모습을 봤다. 3시 37분~38분경 A씨는 돗자리로부터 2~3m 떨어진 나무 밑에서 휴대전화로 모친과 전화통화를 했고 이후 자리로 돌아와 짐을 챙겼다. 돗자리에는 손씨가 앉아 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3시 47분쯤 손씨와 A씨는 보이지 않았다.

4시 27분경 반포한강공원 한강 쪽 잔디 끝 경사면에 잠들어 있는 A씨가 목격됐다. 목격자에 의해 잠에서 깬 A씨는 새벽 4시 32분쯤 토끼굴(반포나들목)을 통과해 4시 42분경 고속터미널역 8-1출구 앞 노상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A씨는 4시 50분쯤 집에 도착했다. 새벽 5시 4분경 A씨와 그의 부모는 차량을 이용해 집에서 나와서 5시 13분쯤 한강공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새벽 5시 46분경 경찰은 손씨의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합동수색을 벌인 경찰은 30일 오후 4시 13분쯤 반포 수상택시 승강장 부근에서 표류 중인 손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부검결과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타살 정황이 없고 경찰이 이같이 손씨와 A씨의 대부분의 행적을 밝혀냈으나 여전히 의문점은 남았다. 새벽 3시 38분부터 새벽 4시 27분까지 손씨와 A씨의 행적은 파악되지 않았다. 즉 가장 중요한 손씨의 입수 시점이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손씨가 왜 물에 들어갔는지도 미스터리다. A씨가 손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갔던 이유도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사라진 A씨의 휴대전화를 계속 수색하면서, 당일 오전 4시 40분께 낚시하던 7명이 목격한 ‘한강 입수 남성’의 신원을 밝히기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씨의 친구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경찰의 수색작업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이뤄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0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씨의 친구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경찰의 수색작업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이뤄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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