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비트코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와 채굴을 제지하려는 강한 의사를 밝히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은 세계 가상화폐 공급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류허 부총리 주재로 열린 중국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비트코인 채굴·거래를 타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아침 3만 2천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은 비트코인의 기반이 되는 기술을 수용하고 중앙은행이 통제할 자체 디지털 위안화도 내놓을 계획이지만 가상화폐 활동은 억제하려 하고 있다.

중국내 정부 지원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컨플렉스의 공동창업자 판롱은 WSJ에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투기성이 강한 특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장외시장에서 중국 시민이 위안화를 가상화폐로 환전할 수 있는 방법을 제한하거나 없애는 추가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당국이 탄소배출량 관리를 약속한 만큼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막대한 양의 전기를 쓰는 가상화폐 채굴 활동을 중단시키려 한다는 관측도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약속했다.

천자허 노벨 아케 테크놀로지스 최고투자책임자는 “가상화폐 채굴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 중국의 탄소중립성 목표와 배치된다”며 “이번 단속은 중국이 투기성 가상화폐 거래를 억제하기 위한 일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단속 경고에 중국 현지 사업을 중단하는 업자들이 속속 나왔다.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 후오비는 중국 본토에서 채굴기와 관련 서비스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채굴조합인 비티씨닷컴과 채굴업체 해시카우도 중국 사업 중단 또는 신규 장비 구매 중단을 발표했다. 또 다른 인기 있는 디지털 통화 거래소인 OKEX도 이날 자체 토큰인 OKB를 더 이상 위안화와 거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현재 움직임은 새롭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중국 규제당국은 2017년 비트코인 거래소를 폐쇄하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단속을 시작해왔다. HSBC 폴 매켈 외환시장 리서치부문 글로벌 대표는 CNBC에 “중국의 최근 가상자산 규제 강화는 그리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면서 “그들이 자체적으로 발행하고자 하는 디지털 위안을 준비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민간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 당국의 가상화폐 시장 압박이 디지털 위안을 출시하려는 의도와 직접적인 충돌은 아니라며 “디지털 위안과 가상화폐는 매우 다른 통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디지털 통화의 급격한 변동은 미국의 조사로부터 시작됐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지난 20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가상화폐가 금융 안정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으며 더 많은 규제가 생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으로는 중국 규제 압박으로 비트코인의 하향세가 계속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상자산 월렛인 밸렛의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인 바비 리는 이날 CNBC에 “이러한 수준에서 정착한 후 (비트코인이) 다시 상승하는 것을 보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여름이나 가을까지는 10만 달러나 그 이상 훨씬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그는 중국의 규제 압력이 4년 전처럼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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