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첫 날인 8일 밤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의 한 음식점에서 종업원이 가게를 정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첫 날인 8일 밤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의 한 음식점에서 종업원이 가게를 정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8

작년 대출잔액·차주 증가율

최근 5년 중 최고수준 기록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해 자영업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120조원에 가까운 돈을 빌린 채 버텨온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03조 5천억원이다. 이는 2019년 말(684조 9천억원)보다 118조 6천억원(17.3%)이나 증가했다.

가계부채 DB는 한은이 신용조회회사인 NICE평가정보에서 매 분기 약 100만명 신용정보를 수집해서 구성한 통계다. 작년 증가액은 2019년 증가액(60조 6천억원, 증가율 9.7%)의 약 2배 수준이다.

지난해 늘어난 자영업자 대출 잔액(118조 6천억원) 중 은행 대출은 69조 4천억원, 비(非)은행 대출은 49조 2천억원이었다. 증가 폭은 비은행 대출(22.3%)이 은행 대출(14.9%)보다 높았다.

지난해 자영업자 대출 차주는 238만 4천명으로, 1년 전(191만 4천명)보다 47만명(24.6%)이나 늘었다. 차주 증가 규모는 2019년(14만 4천명)의 약 3.3배다. 지난해 잔액 증가율(17.3%)과 차주 증가율(226.4%) 모두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았다.

특히 작년에 처음 빚을 낸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125조 8천억원으로, 2019년(87조원)보다 38조 8천억원이 많았다. 이는 새로 빚을 내어가면서까지 코로나19 사태를 버텨온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 자영업자 대출 잔액 증가율이 17.3%였는데, 이는 가계(8.3%)와 기업(15.6%)보다 높았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다른 경제 주체들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장혜영 의원은 “정부·여당이 손실 보상을 망설이는 사이 자영업자들은 천문학적 부채의 늪에 빠졌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자영업의 손실을 보상하고, 임대료 멈춤법을 법제화하는 등 종합적인 지원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부터 이미 급격한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인건비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까지 터져 엎친 데 덮친 격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해 최저임금 결정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프레스센터에서 1차 전원회의를 가진 가운데 노동계가 최소 6.2%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6.2%를 올리게 되면 내년 최저임금은 8720원에서 540원 인상된 9260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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